코로나 사태 이후 우리 국민 3명 중 1명은 소득 감소를 경험했고, 40~50대 8명 중 1명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돈을 빌린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Ⅷ)’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조사 결과를 7일 공개했다. 조사는 지난해 6월 21일~9월 17일 전국 19~75세 남녀 3923명을 대상으로 가구 방문 및 가구 내 1인 면접 조사 방식으로 실시됐다.

7일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만5507명 발생했다 2022.8.7/뉴스1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8.5%는 코로나 이후 경제적 어려움으로 돈이 필요해 금융기관이나 지인에게 대출을 받거나 신청한 일이 있다고 했다. 대출 경험은 가족 부양 주축인 40대(12.5%)와 50대(11.5%)에서 두드러져, 20대 이하(3.5%), 30대(7.7%)와 큰 차이를 보였다. 직종별로는 자영업자(17.7%)와 임시·일용직(14.5%)에서 높았고, 비정규직(10.6%)이 정규직(5.0%)의 2배 이상이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적금·보험 등을 해지한 경험이 있다는 사람 비율도 8.4%였다. 이 역시 연령대 중엔 40·50대에서, 직종별로는 자영업자와 임시·일용직에서, 고용 형태에선 비정규직에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코로나 사태 이후 근로소득이 감소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31.4%에 달했다. 소득 감소를 경험한 비율은 자영업자(76.6%)와 임시·일용직 임금 근로자(49.0%)에서 높게 나타났다. 또 스스로 소득 계층을 ‘하층’이라고 생각한 응답자(43.2%)와 농어촌 거주자(37.9%) 중에 소득 감소를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소득 감소가 저소득층과 자영업자에 집중된 셈이다.

국민들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 기준 평균 5.90점으로, 직전 조사인 2019년에 비해 떨어졌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이 조사를 시작한 2014년 이후 평균 점수가 5점대를 기록한 건 2015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국민들이 느끼는 우울감 수준은 2.93점으로 2019년(2.71점)보다 높아졌다. 특히 40~50대 우울감 수준이 전 세대 중 가장 높았고, 증가 폭도 가장 컸다. 직종별로는 역시 자영업자 상승 폭(2.58점→3.07점)이 가장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코로나 장기화로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가 더 하락하고 우울감이 더 커졌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추정할 수 있다”며 “외환 위기로 인한 가정 해체와 자살 사고 등이 급증한 점을 교훈 삼아 재난으로 직접적 피해를 입은 집단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회복 지원이 더 적극적·구체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