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코로나 바이러스와 오미크론에 동시에 효과를 보이는 모더나 1차 개량 백신이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사용 승인을 받았다. 우리 방역 당국은 이 1차 개량 백신으로 가을철 접종을 진행할지, 아니면 1~2개월 더 기다려서 BA.5 변이를 겨냥한 2차 개량 백신을 사용할지 검토에 들어갔다.

영국 정부는 15일(현지 시각) 모더나의 ‘2가’ 개량 백신 사용을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2가’는 두 가지 바이러스에 동시에 대응한다는 뜻이다. 최초 코로나인 우한주와 원조 오미크론(BA.1)을 위해 각각 개발된 백신을 절반씩 섞어서 만들었다. 18세 이상 성인에 대해 3~4차 접종(부스터샷)만 가능하다. BA.1은 올 초까지 유행했고, 현재 국내 변이의 90%가량은 여름철 이후 전 세계에서 유행한 BA.5다. 이처럼 모더나 2가 백신이 BA.1용으로 개발된 건 백신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 탓이다. 현재 미국에서 모더나와 화이자가 BA.5 전용 백신(2차 개량 백신)을 별도로 개발 중이다. 지난달부터 미국 정부가 제조사들에 BA.5 백신 개발을 강하게 독려하고 있다.

BA.1용 백신은 BA.5에도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증가하는 재감염은 주로 BA.1에 감염됐다가 다시 BA.5에 감염되는 것”이라며 “BA.1 백신이 BA.5에는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BA.1 백신 사용이 승인되고 나면, BA.5 백신 사용 승인에 걸리는 시간이 크게 단축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도 모더나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BA.1 백신 사용 승인을 신청해 심사가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BA.1 개량 백신이 9~10월쯤 출시되고 10~11월쯤 BA.5 백신이 출시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겨울철 유행기를 앞두고 두 백신이 연이어 출시될 경우, 어느 시점에 접종 독려를 할지 방역 당국이 딜레마에 처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백신 제조사 출시 일정 등 불확실성이 있어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BA.1 백신과 BA.5 백신이 연이어 출시되더라도 순서대로 접종 계획을 세울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겨울철을 앞두고 한두 달 만에 연쇄적으로 접종 계획이 발표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모더나 2가 백신의) 심의 신청이 진행되는 대로 개량 백신 효과성과 안전성, 방역 상황이나 도입 일정, 물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8월 말쯤 (도입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루 신규 확진자는 이날 오후 9시까지 전국에서 17만5765명이 발생, 동시간대 기준 지난 4월 12일(19만2077명) 이후 넉 달여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집계가 끝나는 자정 무렵에는 18만명 안팎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