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4명은 코로나 의심 증상이 나타나도 검사를 받지 않겠다는 의향을 밝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30일 공개됐다. 자가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더라도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나 유전자증폭(PCR) 검사는 받지 않겠다는 응답도 3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서울 서초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뉴시스

이 같은 내용은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이 케이스탯리서치와 실시한 ‘코로나 재유행 위험 및 위험 대응에 관한 국민 인식 조사’보고서에 담겼다.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전국의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다.

이번 조사에서 연구팀은 개인의 코로나 진단검사 수행 의지에 대해서 물었다. 응답자 41.1%는 ‘증상이 의심돼도 자가 검사 또는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안 받을 수도 있다’고 응답했다. ‘자가 검사에서 양성이더라도 RAT나 PCR 검사와 같은 최종 판정을 위한 추가 검사를 안 받을 수도 있다’는 응답은 32.7%였다. 연구팀은 “검사나 격리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동기와 효능감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코로나 감염에 대한 불안감은 상승했다. 24.5%가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2020년 1월부터 실시한 관련 조사에서 역대 세 번째로 높았다. 5월에 진행했던 직전 조사 때는 20.8%였다. 재유행 상황 인식 조사에선 59.2%가 ‘재유행이 심각하다’고 답했고, 48.3%는 ‘재유행 상황이 두렵다’고 응답했다. 다만 향후 코로나 사태 전망에 대해선 55.1%가 ‘독감처럼 관리 가능한 위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 대응책으로 실시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두고서는 응답자 과반인 54.5%가 ‘거리두기가 없어도 재유행을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42.7%는 효과에 대한 근거 없이 거리두기를 재도입하면 손실이 더 클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방역 성과가 없다면 경제활성화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방역이 우선돼야 한다는 질문에도 58.7%가 동의했다.

백신 접종이 중요하다는 응답은 52.5%였다. 같은 연구팀의 2021년 7월 조사 때는 82.2%, 2021년 8월엔 77.4%였다. 추가 접종 또는 향후 지속 접종 의향에 대해서는 56.6%가 접종하겠다고 밝혔다. 2021년 11월 조사 78.9%보다 감소했다. 접종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11.6%에서 31.1%로 증가했다. 백신 접종 의향이 없는 이유로는 55.1%가 백신을 맞아도 감염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37.8%는 백신 안전성, 28.3%는 이상반응 피해 보상 불만족, 18.9%는 위중증·사망 감소 효과 저조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