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 식품의약국(FDA) 입구. /로이터·뉴스1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31일(현지 시각)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4와 BA.5를 겨냥한 화이자·모더나의 개량 백신을 긴급 승인했다.

FDA는 성명에서 “모더나와 화이자의 개량 백신에 대한 긴급 사용 승인을 결정했다. 당국은 이 백신을 ‘업데이트된 부스터샷(updated boosters)’으로 부를 것”이라며 “기존 백신에 대한 광범위한 안전 및 효과를 입증하는 자료를 바탕으로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FDA는 “오미크론 변종인 BA.4와 BA.5는 현재 미국에서 대다수 사례를 차지하고 있고, 올가을과 겨울에 또다시 확산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새 백신은 오미크론 변이에 더 나은 보호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백신 접종은 수일 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인 대규모 접종에 앞서 우선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CDC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백신 승인을 위해 9월 1~2일 승인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위원회에서 사용 권고 결정이 나면 즉시 접종이 가능해진다.

화이자의 개량 백신은 12세 이상이 접종 대상이며, 모더나는 18세 이상이 대상이다. 개량 백신을 맞으려면 마지막 접종일로부터 2개월이 지나야 한다. 미 행정부는 이들 제약사로부터 개량 백신 총 1억7500만 회분을 확보한 상태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달 15일(현지 시각) 모더나의 개량 백신 사용을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하지만 이는 원조 코로나 바이러스와 BA.1(원조 오미크론) 감염 예방에 최적화된 ‘1차 개량 백신’이다. 이번에 미 식품의약국이 긴급 승인한 개량 백신은 이와는 다른 ‘2차 개량 백신’으로, BA.1이 아니라 현재 한·미 등 상당수 국가에서 주류종이 된 BA.5 감염 예방에 최적화된 백신이다. 다만 아직 임상 시험 데이터가 충분치 않아 일각에선 실제 BA.5 등 감염 예방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