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하기 전 과음이 태아 발달에 영향을 미쳐 몸무게 4㎏ 이상 거대아 출산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2일 나왔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김원호 박사 연구팀이 ‘한국인 임신 등록 코호트’에 등록된 2886명 산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임신 전 ‘고위험 음주군’이 거대아를 출산하는 확률은 7.5%로 ‘비(非) 음주군’(2.9%)의 2.6배, ‘일반 음주군’(3.2%)의 2.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고위험 음주군은 한 번 술을 마실 때 평균 5잔 이상씩 주 2회 이상 마시는 경우에 해당한다. 잔 수는 주류마다 주로 따라 마시는 용기를 기준으로 셌다.

또, 임신 전 한 달 평균 음주량에 비례해서도 거대아 발생 확률이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음주군 산모에서는 2.9%였지만, 한 달에 10잔 이하 마신 경우엔 3.2%, 10잔 초과 20잔 이하는 3.1%, 20잔 초과 30잔 이하는 4.5%, 30잔 초과는 5.5%였다. 고위험 음주군 산모는 임신 중, 출산 후 우울증에 걸릴 확률도 1.7배 높았다.

기존에 임신 중 음주가 저체중아 출산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많았는데, 이번 연구에선 임신 전 음주는 반대로 거대아 출산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거대아는 출산 중 산모 출혈이 발생할 위험이 높고, 태어난 아이도 유아기 비만이나 성인기 당뇨·고혈압·비만·대사증후군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이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임신 초기 거대아 발생 위험을 알려주는 기존 예측 모델에 임신 전 고위험 음주 지표를 추가했더니 위험 예측력이 10.6% 올라갔다.

질병관리청은 “산모가 임신 사실을 알게 된 후 대부분 음주를 중단하거나 음주량을 크게 줄이는 반면, 임신 전 음주에 대해서는 위험성 연구와 근거가 부족했었다”며 “이번 연구는 임신 전 고위험 음주가 거대아 출산 위험을 높이는 주요 위험 지표임을 처음으로 확인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