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국 단위 자연 항체 양성률 조사를 통해 확인한 국내의 ‘숨은 감염자’ 비율(19.5%)은 전문가 예측이나 영국 등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다.
당초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의 무증상 감염률이 50%를 넘는다는 해외의 여러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실제 감염자 규모는 당국 공식 통계의 두세배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영국이 2020년 8월부터 2022년 7월에 걸쳐 전국 헌혈자 약 1만3700명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숨은 감염자 수가 국가가 발표한 확진자 수와 거의 비슷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확진 감염률은 38.8%였다. 반면 한국의 경우 숨은 확진자 수가 국가가 발표한 확진자 수의 절반가량에 그쳐, 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숨은 감염자가 적었다. 방역 당국은 “영국의 사례나 전문가들의 예상에 비해 우리나라의 미확진 감염률은 굉장히 양호한 숫자”라며 “우리나라의 코로나 검사 접근성, 국민들의 적극적인 방역 정책 협조 덕분”이라고 했다.
방역 당국은 영국 이외의 국가와도 항체 양성률 및 미확진 감염률을 비교하려 했지만, 오미크론 변이 발생 이후에도 해당 조사를 실시한 국가가 많지 않아 비교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 발생 이후 전 국민을 대표할 수 있는 표본을 샘플링해 직접 조사한 사례는 사실상 한국이 유일하다는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관련 연구를 선도해 온 영국·미국 등 의료 선진국의 경우에도 전 국민 대표 표본을 선정해 조사하는 데 시간·비용이 드는 점을 고려, 헌혈자의 혈액을 분석해 항체 양성률을 조사해왔다. 미국의 경우 오미크론 변이 발생 이후엔 이마저 중단됐고, 영국이 지난 7월까지 조사 결과를 업데이트해 한국과의 비교가 가능했다. 인도 역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항체 양성률을 조사한 적이 있지만, 작년 여름이 마지막이어서 오미크론 변이 발생 이후의 상황을 반영하기 어렵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전 세계 방역 현장에 참고가 될 만한 중요한 연구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대표 표본 연구를 향후 발생할 코로나 변이는 물론 다른 감염병 감시 체계에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