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첫날인 22일 '31초 우리가족 행복담기 공모전(사진·영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장수진(31)·임종휘(36)씨 부부와 아들 도윤(1) 가족이 기뻐하는 모습. /김지호 기자

저출산·고령화 위기는 최근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등 국가 재정 위기를 앞당기며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 사회 전체의 ‘청구서’로 되돌아올 조짐이다. 아이를 낳든 안 낳든 현 세대와 미래 세대를 동시에 뒤흔들 거대한 부담이 수면 아래서 서서히 떠오르는 형국이다.

정부는 지난 2018년에 미래 합계 출산율을 1.2~1.3(명)수준으로 가정해 국민연금 재정을 전망했는데, 이미 지난 2분기 합계 출산율이 0.8선마저 무너지면서 0.75로 주저앉았다. 이렇게 낮아진 합계 출산율을 반영하면 당초 2057년으로 전망됐던 국민연금 고갈 시점이 한층 앞당겨질 수밖에 없다. 한 인구 전문가는 “사회 전체가 고령화·저출생 위기에서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급속한 고령화와 생활 수준 향상 등으로 연간 100조원에 육박하는 의료비도 갈수록 감당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잔디광장에서 이틀째 계속된 조선일보 '아이가 행복입니다 시즌5' 행사에서 참가 어린이가 '우리가족 행복하자!' 등 문구가 적힌 회전판을 돌리고 있다. /'아이가 행복입니다' 사무국 제공

이런 가운데 저출생 극복을 위한 ‘아이가 행복입니다 시즌5’ 행사가 지난 22~2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잔디광장에서 열렸다. 2018년부터 매년 이어온 행사가 5회를 맞이했다. 조선일보가 주최하고 교육부·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서울특별시·경상북도·송파구·초록우산어린이재단·롯데·육아방송·듀오 등이 후원했다. LG·포스코·KB국민은행·농협·우리은행·신한은행·KEB하나은행·파리바게뜨 등도 함께했다.

행사장에 마련된 '우리가족 사진찍기' 부스에서는 어린이들이 즐겁게 카메라 앞에 섰다. /'아이가 행복입니다' 사무국 제공

◇“저출생 극복 위해 총체적 노력 해야”

22일 열린 ‘시즌5’ 개막식 무대에 초청받은 내빈들이 한목소리로 “아이가 행복입니다!”를 외치자, 무대 화면에 표시된 ‘출산율 0.8명’이란 숫자가 ‘1.2명’으로 바뀌었다. 우리 사회가 ‘출산율 1.2명’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정부와 지자체, 사회단체와 기업 등이 힘을 모으자는 다짐을 형상화한 퍼포먼스다.

‘아이가 행복입니다’는 2018년 1월 1일 저출생 극복을 위해 출범했다. 지난 22일까지 1726일 동안 조선일보 지면을 통해 아이 3755명의 탄생을 축하·응원했고 출산 장려를 위한 특집 기사를 비롯해 교육·의료 전문가 기고 등 고급 육아 정보를 제공했다. 후원 기관들과 함께 다양한 행사도 개최했다.

23일 저녁에는 '비 해피 콘서트'가 열려 키즈 솔로 가수 김유하가 무대를 장식했다. /'아이가 행복입니다' 사무국 제공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축사에서 “저출산은 고령화와 함께 생산 가능 인구 감소, 세대 간 갈등, 지방 소멸이라는 인구학적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며 “저출산 극복을 위해 총체적 노력을 기울이자”고 제안했다. 송파구가 지역구인 배현진(송파을) 국민의힘 의원은 “공동체와 정부가 육아 부담을 나눠 지면서 건강하고 행복한 가족을 만들자”고 했고, 오신환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서울시는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를 통해 ‘아이를 낳기만 하면 사회가 키워준다’는 분위기를 확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호 조선일보 발행인은 “심각한 저출생을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는 가정의 행복”이라며 “결혼과 출산이 행복·축복이 되는 사회를 만들도록 모두의 관심과 의지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장상윤 교육부 차관, 서강석 송파구청장, 신상진 성남시장, 이현재 하남시장, 황영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 류제돈 롯데물산 대표이사, 고수찬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장(부사장), 황재복 SPC그룹 대표이사 등도 참석했다.

◇가족 사진·영상 5420건 응모

22일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는 ‘31초 우리가족 행복담기 공모전(사진·영상)’ 시상식이었다. 올해는 역대 가장 많은 5420건의 응모작이 출품된 가운데 대상(大賞)은 경기 안산에 사는 임종휘(36)·장수진(31)씨 부부와 아들 도윤(1) 가족의 ‘우리는 부모가 처음입니다’ 영상에 돌아갔다. “모든 게 처음인 부모는 두렵고 힘들지만, 아이의 웃음이 우리를 웃게 합니다”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돌맞이하는 성장기가 담겼다. 임씨는 무대에서 “도윤이가 한번 웃어주면 부부가 힘든 걸 모두 잊을 수 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도윤이 가족은 롯데 상품권 500만원을 받았다.

23일 오후 행사장에서 열린 '스트라이더 트랙데이'에서 참가 어린이 모습. /'아이가 행복입니다' 사무국 제공

각각 300만원인 최우수상은 최동주(부산 해운대구)씨 가족의 ‘사랑스러운 삼남매’ 사진, 조용하(경기 안양)씨가 출품한 ‘캠핑 가족’ 영상이 받았다. ‘우리 아이의 생일’ 사진으로 우수상을 받은 최준호(서울 은평구)씨는 “항상 저에게 기쁨을 주는 아이와 아내에게 감사한다”고 했다. 역시 우수상을 받은 김성환(충북 충주)씨는 “사회생활에 지친 엄마·아빠를 아들의 목소리가 치유해준다”고 했고, 서병문(부산 기장)씨는 “저 또한 아이들과 함께 성숙한다”고 말했다. 이숙(전남 영암)씨까지 포함해 우수상 네 가족은 100만원씩을 받았다. 장려상 24가족은 아기 출생 소식을 지면 형태 고급 프레임에 담은 ‘조선일보 리프린트’를 선물로 받았다. 조선일보는 매주 ‘아이가 행복입니다’ 지면에 소개된 한 가족을 추첨해 리프린트를 선물로 주고 있다.

부스에서 '에코백 만들기'를 체험하는 가족들. /'아이가 행복입니다' 사무국 제공

◇행복 콘서트, 바이크 타기 등 다양한 행사

22~23일 이틀간 롯데월드타워 잔디광장에서는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졌다. 이틀간 행사장 부스에서 우리 가족 사진 찍기, 에코백 만들기, 동화 구연 등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23일 오후에는 페달을 뗀 자전거로 균형 감각을 익히는 ‘밸런스 바이크’ 체험 행사가 열려 부모와 아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같은 날 저녁에는 아이돌 그룹 ‘비타민’과 키즈 솔로 가수 김유하 등이 출연하는 ‘비 해피 콘서트(Be Happy Concert)’가 열려 아이와 부모들이 함께 노래를 따라 불렀다.

'비 해피 콘서트'에서 참가 가족들이 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아이가 행복입니다' 사무국 제공

행사 프로그램으로 저출생 대안을 제시하고 육아 정보를 제공하는 콘퍼런스도 열렸다. 결혼 정보 회사 듀오 박수경 대표이사는 “미혼 남녀 대상 설문에서 ‘결혼을 전제로 진지한 연애를 할 때’ 행복도가 가장 높게 나왔다”며 “출생률을 높이려면 주거비 지원과 경력 단절 예방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교육 전문가 이민영 박사는 “육아는 부부 공동 책임이라는 인식이 더 확산돼야 한다”며 “기업에서도 ‘육아는 사회의 공동 책임’이라는 인식 속에서 워킹맘을 배려해야 한다”고 했다. 여행 교육 전문가 서효봉씨는 “여행 계획을 세울 때부터 아이가 주도하도록 해 흥미를 북돋우고, ‘여행 일지’도 쓰게 해 기록을 남기라”고 조언했다.

[알립니다] 아이가 행복입니다, 경북서 계속됩니다

저출생 극복을 통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조선일보 주최 ‘아이가 행복입니다’행사가 서울에 이어 다음 달 21~22일 경상북도(도지사 이철우)를 찾아갑니다. ‘아이가 행복입니다 Happy together 경북’은 ‘내가 육아스타 K’ 에세이 공모전 시상식, 아이행복 콘퍼런스, Be happy concert 등 다채롭게 마련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합니다.

▲ 일시·장소: 10월 21일(금)~22일(토) 경주 엑스포 대공원 일대

▲ 접수: www.behappykorea-gb.kr

▲ 운영사무국: 1855-3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