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장암 환자 10명 중 3명은 50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2030 환자가 급증했고, 전체 환자 수는 2017년 이후 4년 만에 6.6% 증가해 지난해 15만명에 육박했다.
2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대장암 건강보험 진료 현황’에 따르면, 대장암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2017년 13만9184명에서 작년 14만8410명으로 6.6%(9226명) 증가했다. 남성은 2017년(8만3203명) 대비 5.5%(4537명) 늘어난 8만7740명, 여성은 2017년(5만5981명) 대비 8.4%(4689명) 증가한 6만670명이었다.
연령별로는 50대 이하가 4만1624명(28%), 60대 이상이 10만6786명(72%)으로 나타났다. 대장암 환자 10명 중 3명은 50대 이하라는 뜻이다. 50대가 2만7362명(18.4%), 40대가 1만478명(7.1%), 30대가 3193명(2.2%), 20대와 10대가 각각 564명, 27명이었다. 특히 20대는 2017년 356명에서 지난해 564명으로 58.4% 늘었고, 30대는 같은 기간 2327명에서 3193명으로 37.2% 증가했다. 전 연령대에서는 60대 환자가 4만5484명(30.6%)으로 가장 많았고, 70대와 80대 이상이 각각 3만8534명(26.0%), 2만2768명(15.3%)이었다.
최근 미 콜로라도대 안슈츠 메디컬센터 연구팀이 국제 의학 저널 ‘랜싯(Lancet)’에 게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20~49세의 대장암 발생률이 인구 10만명당 12.9명으로 조사 대상 42국 중 1위로 나타나기도 했다.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서구화된 식습관, 비만율 증가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까지 포함한 이른바 ‘젊은 대장암 환자’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구 10만명당 대장암 환자 진료 인원은 2017년(273명) 대비 지난해(289명) 5.9% 증가했다. 대장암 환자가 늘면서 건강보험 총진료비도 2017년 7471억원에서 작년 8888억원으로 19.0%(1417억원) 증가했다. 1인당 진료비는 2017년 537만원에서 지난해 599만원으로 11.6% 늘었다. 다만 1인당 본인 부담금은 60만원으로 진료비의 10분의 1 수준이었다.
대장암은 유전질환, 유전성 용종증, 암 가족력 등 ‘유전적 요인’과 고열량·고지방 식생활, 붉은 육류와 가공육 과다 섭취, 신체 활동 부족, 염증성 장질환 등 ‘환경적 요인’으로 발병한다. 대부분은 양성 종양인 선종성 용종이 3~10년에 걸쳐 악성 종양으로 진행돼 발생한다.
초기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추후 가는 변, 혈변, 만성 출혈에 따른 빈혈, 잔변감, 장폐색에 따른 복통, 체중 감소 등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성우 교수는 “대장암 예방을 위해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과일·잡곡류 등을 충분히 섭취하고, 붉은 육류와 고열량·고지방 음식, 가공육, 훈제 식품은 적게 먹는 것이 좋다”면서 “주 5회 이상 하루 30분씩 땀이 날 정도의 규칙적인 운동과 금주·금연을 추천하며, 5년마다 대장 내시경을 시행할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현재 국가 암 검진에서 위 내시경 검사는 40대 이상이면 2년에 한 번씩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장 내시경 검사는 50대 이상이 ‘분변 잠혈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나타날 때에 한해 받을 수 있다.
중앙암등록본부의 지난해 말 발표에 따르면 2019년 국내에서 진단한 25만4718건의 암 가운데 2만9030건(11.4%)이 대장암이었다. 우리나라에서 2020년 기준 대장암 사망률은 10만명당 17.4명으로 15년 전인 2005년(12.5명) 대비 39% 증가했다. 위암(14.6명)을 제치고 폐암(36.4명)·간암(20.6명)에 이어 3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