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응급의료센터에 연락해 명지병원 ‘재난 핫라인’ 번호를 요구, ‘닥터카’에 탑승해 논란을 부른 더불어민주당 신현영(42) 의원이 당시 자택 앞인 서울 이대역 5번 출구에서 닥터카에 탑승할 때 명지병원 재난의료지원팀(DMAT)에게 남편 동승 여부를 미리 알리지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신 의원은 사고가 일어난 지난 10월 30일 새벽 중앙응급의료센터에 전화를 걸어 “명지병원 DMAT도 출동하느냐”고 물었고, 담당자가 그렇다고 하자 “명지병원 재난 핫라인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재난 핫라인은 응급 상황 발생 시 각 의료기관이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 출동 또는 대기 명령을 즉시 받을 수 있도록 구축해 놓은 전용 전화선이다. 비상시 쓰는 직통 전화라 일반인은 알지 못하는 번호다.
이날 0시35분 재난 핫라인을 통해 명지병원 응급실에 전화를 건 신 의원은 “재난현장에 가는 길에 나를 픽업해 동반하라”고 했다. 당시 연락을 받은 응급실 근무자(응급의학과 전문의)는 DMAT 출동 대기 명령이 떨어진 상황에서 핫라인으로 연락이 왔기 때문에 신 의원이 중앙응급의료센터의 허가를 받고 공식적으로 탑승 요청을 한 것으로 판단해 동승에 협조하기로 했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신 의원은 이때 남편의 동승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16분 뒤인 0시51분 의사·간호사·구조사 등 3인으로 구성된 명지병원 DMAT 의료진이 병원 공식 닥터카인 스타렉스 차량을 타고 현장으로 출발했다. 그 사이 신 의원은 DMAT에게 개인 핸드폰으로 계속 연락을 취하며 “이대역 5번 출구로 오라”고 했다.
DMAT이 탄 차량이 이대역 5번 출구로 가니 신 의원과 남성 한 명이 나와 있었다. 신 의원 남편인 구강외과 전문의 A씨였다. 신 의원은 남편도 같이 가야한다고 했고 두 사람은 바로 차량에 탑승했다. 이후 신 의원은 치과의사 남편과 동행한 사실이 논란이 되자 “상황이 심각해지면 사람을 식별할 때 치아 부분도 도움이 된다고 해서 치과의사인 남편이 동행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오전 1시45분 이태원역 현장응급의료소에 도착한 신 의원은 당시 DMAT 가방 안에 들어있던 재난 출입증(목걸이 패찰) 4개 중 1개를 달라고 요구해 자신의 목에 걸었다. 병원 측에 따르면 신 의원은 가정의학과 전문의여서 명지병원 근무 당시 응급실에 근무한 적이 없다. 병원 내 DMAT은 응급의료센터 근무 의료진으로 구성돼 있어 전공이 다른 신 의원이 DMAT으로 활동한 내역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