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1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원본부. /뉴스1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국민연금기금 운용 수익률이 -8.22%를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1999년 기금운용본부가 출범한 이래 가장 낮은 수익률이다. 작년 연말 기준 적립금은 890조5000억원으로, 900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작년 1년간 손실금은 79조6000억원이다.

자산별로는 국내 주식 -22.76%, 해외 주식 -12.34%, 국내 채권 -5.56%, 해외 채권 -4.91%, 대체 투자 8.94%로 잠정 집계됐다. 통상 위험 자산인 주식과 안전 자산인 채권은 반대로 움직이며 서로 보완하는 경향이 있지만, 작년에는 주식과 채권 수익률이 동반 하락했다. 국내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반 하락한 것은 2001년 이후 처음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글로벌 통화 긴축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금융시장 경색으로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대체 투자 확대와 달러 강세로 인한 환차익을 통해 손실 폭을 축소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해외 주요 연기금과 비교해 국민연금 성과가 상대적으로 양호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노르웨이 GPFG는 -14.1%, 네덜란드 ABP는 -17.6% 수익률을 거뒀다. 하지만 일본 GPIF(-4.8%)와 캐나다 CPPIB(-5.0%)는 국민연금보다 수익률이 좋았다. 일본 GPIF의 경우 일본 채권과 주식 하락 폭이 글로벌 시장보다 작았고, 엔화 약세로 엔화로 환산한 평가익이 컸다. 캐나다 CPPI는 지난해 수익을 내며 선방한 대체 투자 비율이 59%로 국민연금(16.4%)보다 월등히 높다.

복지부는 “올해 금융시장 진정세에 따라 운용 수익률도 점차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우수 인력 확보 및 기금 운용 전문성 강화 등을 통한 장기 수익률 제고를 위해 지속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