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접종이 독감 백신처럼 매년 한 번씩 맞는 정기 접종으로 바뀐다. 코로나가 엔데믹(풍토병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매년 유행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올해 접종은 오는 10~11월 전 국민을 대상으로 무료로 실시된다. 코로나 백신 접종률을 높여 고위험군의 중증화·사망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코로나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2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코로나 백신 접종 기본 방향’을 발표했다. 먼저 코로나 백신 접종은 매년 4분기에 한 번씩 실시한다. 항암 치료를 받고 있거나 면역 억제제를 복용하고 있어 면역 형성이 어렵거나 면역이 떨어진 사람은 매년 두 번(2분기·4분기) 접종받을 수 있다. 접종 백신은 국내 유행 변이 등 코로나 발생 상황에 따라 가장 적합한 백신을 선정한다. 올해 백신 접종은 전국민 무료지만, 코로나 백신이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분류되면 내년부터는 65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 저하자 같은 고위험군 등 일부 접종만 무료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을 정기화하면서 지난해 10월부터 시행 중인 동절기 추가 접종은 오는 4월 8일 0시 부로 종료된다. 접종 의료기관도 1만7000개에서 5000여 개로 줄어든다. 추가 접종은 종료되지만 백신 접종이 전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해외 출국 등으로 접종이 필요한 사람은 접종 의료기관서 접종받을 수 있다. 예상치 못한 대유행이나 신규 변이가 출현할 경우, 긴급 백신 접종이 시행될 수 있다.
코로나 백신을 연례 접종으로 바꾼 이유는 확진자 수가 안정세이고 국민 상당수가 항체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전 국민 항체 조사 결과 국민의 약 70%가 코로나에 대한 면역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에 처음 감염된 환자가 두 번째 감염까지 걸린 기간을 나타내는 ‘재감염 소요 기간’도 지난해 7월 161일에서 지난 2월 309일이 돼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특히 접종과 감염을 반복하면서 생긴 복합 면역이 10개월 이상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방역 당국은 백신을 1년에 한 번만 접종받아도 항체를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해외 각국도 코로나 백신 접종을 연례·정기 접종으로 선회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 접종을 정기 백신 접종으로 통합하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고, 영국은 고위험군에 한해 봄과 가을에 접종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도 기초 코로나 접종을 완료한 국민에게는 매년 가을 백신 접종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