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의 재활 시작 시기가 빠를수록 치료 효과가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조성래 교수 연구진은 11일 파킨슨병과 루이소체 치매의 재활 치료를 시작하는 시기가 인지기능 향상은 물론 도파민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효과에 차이를 준다고 밝혔다.

4월 11일은 ‘세계 파킨슨병의 날’로, 영국 의사 제임스 파킨슨(1755~1824)이 1817년 이 질환을 학계에 첫 보고한 것을 기념해 그의 생일인 4월 11일을 ‘세계 파킨슨병의 날’로 정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질환 국제학술지 ‘질병신경생물학(Neurobiology of Disease)’에 게재됐다.

조성래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세브란스병원

독성 알파시누클레인이 뇌에 쌓여 생기는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은 파킨슨병과 루이소체 치매다.

파킨슨병은 독성 알파시누클레인이 도파민 신경세포 내에 쌓이면서 발병한다. 신체 일부가 떨리거나 움직임이 느려지거나 자세가 불안정해지는 증상을 주로 보인다.

루이소체 치매는 독성 알파시누클레인이 뇌 전체에 쌓이며 루이소체가 생겨 발생한다. 루이소체는 신경세포 내에서 발달하는 비정상적인 단백질 집합체다. 파킨슨병의 신체 증상과 더불어 인지기능이 저하하거나 실제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마치 보이는 것처럼 느끼는 환각 현상(환시), 잠자는 도중 근육의 긴장도가 올라가고 꿈과 관련해 과도한 움직임을 보이는 행동장애가 나타난다.

두 질병 모두 재활치료가 중요하다. 증상의 진행을 늦추려면 걷기 등 운동 재활은 물론이고 물리치료, 작업치료, 인지치료를 해야 한다. 이중 작업치료는 신체적·정신적으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최적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생산을 위한 기술을 습득하도록 하는 치료 방법이다.

연구진은 재활치료가 도파민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실제로 운동과 인지기능 향상을 야기하는지를 독성 알파시누클레인이 쌓이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파킨슨병과 루이소체 치매 쥐(마우스)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실험쥐를 대상으로 재활 요소가 풍부한 환경에서 2개월 동안 재활치료를 진행한 결과, 도파민 신경세포에서 릴린 단백질과 리소좀 단백질이 독성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을 감소시켰다. 재활 요소가 풍부한 환경이란 기존 실험 동물을 사육하는 환경과 다르게 장난감, 터널, 수레바퀴 등을 설치한 대형 사육장에 자발적인 신체 운동, 감각 인지 자극을 제공하는 환경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또한 연구진이 파킨슨병과 루이소체 치매 실험쥐의 재활 시작 시점을 다르게 해 치료 효과 차이를 살펴본 결과, 동일하게 후각 기능과 운동 기능이 향상됐다. 후각 기능은 생후 6개월 질병 초기군에서 효과가 1.5배 더 높았다. 인지기능 개선, 도파민 신경세포 보호 효과는 생후 6개월 질병 초기군에서만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조성래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재활 치료가 신체 근력을 향상시켜준다는 점을 넘어 독성 단백질을 감소시켜 파킨슨 질환이 악화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걸 규명했다”며 “질병 초기에 재활이 빠를수록 질환 진행 방지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