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을 선언했지만 위험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11일 전문가들은 코로나에 취약한 고령층과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은 인플루엔자(독감)처럼 매년 코로나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코로나19 비상사태가 해제되고 정부가 사실상 '엔데믹'을 선언한 11일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오는 6월1일을 기점으로 코로나19 위기 경보 수준을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선별진료소가 아닌 임시선별검사소는 운영이 중단된다. 2023.05.11. kkssmm99@newsis.com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인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코로나 대유행에서 승리나 종식은 없다”며 “코로나는 앞으로도 심각한 감염병으로 우리 사회에 남아 인플루엔자(독감)보다 몇 배 많은 사망자와 중환자를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올해 국내 코로나 감염자와 재감염자 규모는 최소 500만명에서 최대 1000만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정 교수는 “올해만 최소 3000명에서 1만명 이상 사망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국내 확진자 추이를 보면 하루에 1만5000~2만여 명이 감염되고 있고 매일 10명 안팎이 사망하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한국의 확진자 수는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새로운 코로나 변이 발생이나 코로나가 아닌 다른 감염병이 유행할 가능성도 크다.

독감처럼 코로나 백신은 매년 접종해야 할 전망이다. 특히 감염 시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큰 65세 이상 고령자와 면역 저하자 등은 반드시 매년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했다. 고령층을 중심으로 인플루엔자 독감 백신을 접종하는 것처럼 코로나 백신도 1년에 한 번씩 맞으라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 백신 접종 후에도 감염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백신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낮아진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정 교수는 “코로나 유행을 거치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신뢰가 낮아져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긴 어려울 전망”이라며 “백신 접종 필요성을 설득하면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방역 당국이 당면한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