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의 지방 근무 기피로 군 단위 이하 농촌 지역에 근무하는 의사는 전체 의사 중 약 4%에 불과한 것으로 1일 나타났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의 ‘의사 지역 근무 현황 및 유인 방안 연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체 의사 10만7976명 중 서울을 비롯한 경기, 인천, 대전, 대구 등 주요 도시에서 근무하는 의사는 8만1676명(75.6%)에 달했다. 대도시를 제외한 시 단위에서 근무하는 의사는 2만2045명(20.4%)이었다. 군 단위 농촌에 있는 의사는 4255명(4%)에 그쳤다. 약 20년 전 조사 때는 대도시 63%, 소도시 29%, 농촌 8%였다. 의사들의 지방 기피가 더 심해진 것이다.

인구 1000명당 의사가 1명이 되지 않는 곳도 45곳에 이른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강원 고성군은 1000명당 0.45명, 양양군 0.47명, 충북 단양군 0.65명 등에 그쳤다. 의사가 없는 농어촌 지역에선 진료를 받으려면 인근 다른 지역으로 갈 수밖에 없다. 국립중앙의료원 등에 따르면 전국 86시·군은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받기 위해 주민 70% 이상이 다른 지역으로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들은 출신지(고향), 출신 의과대학 위치, 수련 지역 등에 영향을 받아 근무지를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 광역시에 있는 병원에서 인턴, 전공의 과정을 보낸 의사는 지방 근무 가능성이 수도권 수련 병원 출신 의사보다 12.41배 높았다. 지방 의대를 졸업한 의사는 수도권 의대 출신 의사보다 지방 근무 가능성이 2.12배 높았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지방 의대 병원일수록 수련의 과정을 마치면 그 인근 병원에서 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지방 의대 정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의료정책연구소는 “지방의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 의과대학 인근 학생의 의대 진학 문을 넓히고, 의대 교육과정이나 수련 과정에서 농촌 등 지역 의료를 경험할 기회를 충분히 주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