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전국 요양병원의 입원 환자 가운데 의학적으로는 치료가 필요 없지만 돌봐줄 사람이 없어 입원하는 경우가 7명 중 1명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환자는 입원 치료보다 외래 진료를 받는 것이 더 적합해 ‘선택입원군’으로 불린다. 집에 가도 돌봐줄 가족이나 간병인이 없거나, 경제적 어려움 탓에 돌아갈 집이 없어 장기 입원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입원’으로 분류된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종성 의원(국민의힘)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서 받은 요양병원 입원 진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1432개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2013년 34만7799명에서 지난해 39만9421명으로 14.8% 늘어났다. 같은 기간 선택입원군 환자는 2만6666명에서 5만7713명으로 116% 급증했다. 이들이 전체 입원 환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7.7%에서 14.4%로 늘었다.

선택입원군 환자들이 사용한 전체 진료비가 증가하면서 이에 투입된 건강보험 재정과 국고 예산도 크게 늘었다.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0~2022) 요양병원 선택입원군 환자들이 사용한 총진료비가 9538억원으로 집계됐다. 본인부담금(40%)을 제외하더라도 이들에게 매년 수천억원의 재정을 투입한 셈이다. 선택입원군 환자 비율이 80%가 넘는 병원은 전국에 8곳으로 조사됐다.

의료계에서는 선택입원군 환자를 줄이려면 “요양병원과 요양원의 입소 기준 등 역할을 명확히 나눠야 한다”고 지적한다. 면역치료 등 실손의료보험 청구가 가능한 비급여 항목을 통해 중증도가 낮은 환자가 장기 입원하는 것이 요양병원 입장에서 수익이 더 많이 나는 구조도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환자가 늘어나는 배경에 자녀가 노부모를 요양원보다 환경이 상대적으로 나은 요양병원에 입원시키는 것을 효도로 여기는 세태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