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학원을 돌며 어렵게 공부해도 국내 의대 진학이 쉽지 않자 해외 의대에 들어간 뒤 국내에서 의사 면허를 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 같은 ‘우회 경로’ 중에서도 헝가리 의대가 급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현영(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받은 ‘외국 의과대학 졸업자 국내 의사국가고시 응시 및 합격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23년까지 23년간 해외 의대에서 공부하고 국내 의사국가고시에 응시한 한국인은 총 409명이다. 이 중 247명이 합격해 전체 합격률은 60.4%를 기록했다. 이 기간 응시자를 국가별로 보면 헝가리가 11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필리핀 106명, 우즈베키스탄 38명, 영국 23명, 독일 22명 순이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인이 지망하는 외국 의대는 필리핀 대학이 많았다. 하지만 2015년 1명을 시작으로 헝가리 의대 출신 응시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외국 의대 졸업자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정한 대학에서 공부하고 졸업해야 국내 의사고시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이들은 국가고시와 별개의 예비 시험을 통과한 뒤 국내 의대생들과 함께 응시하는 본고사를 치를 수 있다.
헝가리 의대는 절대평가로 학생을 뽑는다. 수능성적에 따라 한 문제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입학이 쉽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국인 학생이 많이 진학하는 헝가리 제멜바이스 의대의 경우 재학생 중 20% 가까이가 한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헝가리 의대는 입학보다 졸업이 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헝가리 의대 출신의 국내 의사고시 합격률은 82.4%로 외국 의대 출신 전체 합격률보다 22%포인트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