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국내에서 태어난 영·유아 중 출생신고가 되지 않았고 생존 여부도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2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확인됐다. 감사원이 이 가운데 약 1%인 20여 명을 추려 지방자치단체에 영·유아가 무사한지를 확인하게 했더니,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에서 생모가 아기 2명을 낳은 뒤 곧바로 살해해 냉장고에 유기한 사건이 21일 드러났다. 이 외에도 경찰은 경기 화성시와 인천, 경남 등에서도 영·유아 안전을 확인하기 위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 3월부터 보건복지부에 대한 정기 감사를 진행하면서 복지부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체계에 허점이 있는지를 들여다봤다. 이 과정에서 감사원은 2015~2022년 8년간 병원에서 출산이 된 기록은 있으나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영·유아가 2000여 명에 달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기간 태어난 것으로 신고된 영·유아는 261만3000여 명이다.

감사원은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영·유아들이 보건·보육·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생존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태로 방치돼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약 1%인 20여 명을 선별해 지난 4월 말 복지부와 관할 지자체에 통보하고, 영·유아의 안전을 확인해보게 했다. 이 가운데 2명이 이날 드러난 수원시 영아 살해 사건의 희생자였다. 경찰은 이날 영아 살해 혐의로 친모인 30대 여성 A씨를 긴급 체포했다. A씨는 2018년 11월과 이듬해 11월, 자신이 출산한 아기들을 출산한 지 하루 만에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나머지 조사 대상 영·유아들의 생존도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보호자들이 연락을 받지 않거나 구체적인 설명을 거부하고, 현장 방문도 회피하고 있다고 한다. 감사원은 복지부와 지자체에 2000여 명에 대한 전수조사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