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장맛비가 이어지는 한여름 날씨에 독감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2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9~15일 독감 증상을 보인 환자 비율이 외래 환자 1000명당 16.9명으로 나타났다. 전주(16.3명)보다 소폭 늘어난 것으로, 최근 3주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어린이 인플루엔자 접종 안내문이 붙어 있는 병원. /뉴스1

보통 국내 독감 환자는 12월과 1월에 정점을 찍고 이후 하락하는 계절적 특성을 보이지만, 코로나 기간에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방역 수칙을 잘 지켜 독감이 크게 유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올해 봄 코로나 방역 규제 완화로 마스크를 벗고, 야외 활동이 늘어나자 3년 만에 봄철 독감 환자가 크게 늘었다. 이 추세가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질병청은 “독감의 여름철 유행이 이례적으로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 신규 확진자도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다. 지난 2~6월 하루 1만~2만명대였던 코로나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이달 들어 연일 3만명을 오르내리고 있다. 실제로 질병청의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 주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15일 전국 하수 처리장의 코로나 바이러스 농도는 1mL당 162만995바이러스 카피(viral copies·바이러스 양을 측정하는 단위)로, 전주 대비 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하수에 섞인 바이러스 양을 분석해 환자 발생을 추정하는 기법으로, 질병청은 지난 4월부터 전국 64개 하수 처리장에서 주 1회 이상 코로나 바이러스 검출량을 분석해 왔다.

질병청 관계자는 “모든 코로나 확진자를 신고해 통계로 집계하는 현재의 전수 감시 방식과 달리, 생활하수에 섞인 바이러스 양을 분석해 지역사회의 환자 발생을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초 코로나의 감염병 등급이 2급에서 독감과 같은 4급으로 낮아지면 확진자 수를 집계하는 현행 전수 감시 방식에서 일부 의료 기관만 확진자를 보고하는 표본 감시로 전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