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때 처방한 의약품 중 비급여 의약품이 57.2%로 절반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급여 의약품 중에선 사후피임약 처방이 가장 많았다.
대한약사회는 지난 6~8월 시행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과 관련해 약사 1142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전체 의약품 소비량 중 비급여 비율은 15% 정도인데, 비대면 진료의 경우 처방의 57.2%가 비급여로 조사됐다. 일부 약사는 “일부 비급여 의약품에 대한 오남용 처방이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했다. 비대면 진료에선 환자가 이미지 파일로 처방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약국에 제출해 약을 받더라도 걸러내기가 쉽지 않다.
비대면 진료의 비급여 의약품 처방 중엔 사후피임약이 34.6%로 제일 많았다. 여드름 치료제 24.7%, 탈모 치료제 22.2%, 비만 치료제 7.1%로 그 뒤를 이었다. 약사회 관계자는 “사후피임약 처방이 제일 많았다는 것은 병원을 직접 방문해 약을 처방받는 게 꺼려질 때 비대면 진료를 이용한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에서 약사의 어려움으로는 처방전 진위 여부 확인(30.3%)과 환자 본인 확인(27.6%) 등이 꼽혔다.
보건복지부는 비대면 진료 초진(첫 진료)을 야간·휴일·연휴에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금은 재진부터 허용이 원칙이다. 예외적으로 초진이 가능한 의료 취약 지역을 넓히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복지부는 14일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공청회를 서울 마포구 가든호텔에서 개최한다. 현재 비대면 진료의 제약 때문에 진료 플랫폼 업체들이 사업을 접거나 매출 감소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