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도이치텔레콤 산드라 빈트겟터 부사장은 22일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아이가 행복입니다 시즌6′에 참석해 “독일 청년의 80%는 일과 가정을 모두 중요하게 여긴다”며 “기업이 유능한 인재를 얻으려면 가족 친화적인 경영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성공한 독일 기업은 가족 친화적 문화가 있다”는 것이다. 빈트겟터 부사장은 두 자녀를 키우고 있다.

유럽 최대 이동통신업체 도이치텔레콤도 10여 년 전까지는 ‘가족 친화’와는 거리가 있었다. 2010년 기준 여성 직원이 전체의 30%에 그쳤고 경영진에는 여성이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관리직의 30% 이상이 여성이다. 팀 회트게스 CEO는 “여성 할당제를 관리직에 도입해 비율을 높인 것이 회사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빈트겟터 부사장은 “우수한 여성에게 중요한 직책을 맡기려면 그 가족도 함께 지원해야 한다”며 “지금 (도이치텔레콤) 이사회의 여성 임원 3명 중 2명이 자녀를 둔 엄마”라고 했다.

빈트겟터 부사장은 “가족 친화적 기업이 되려면 회사가 집에서 일하는 직원을 게으른 사람, 일 안 하는 사람으로 바라보는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재택 근무자를) 보육 등 중요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시간을 효율적으로 다루는 사람이라고 여기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근무 시간, 장소 유연성’과 ‘직원에 대한 회사 신뢰’를 강조했다. “개인적으로 딸이 아팠을 때 재택근무를 허용해 주고, 근무 시간도 유연하게 조정해준 직장 상사 덕분에 일과 가정을 모두 챙길 수 있었다”는 것이다.

빈트겟터 부사장은 “직원이 육아 휴직 이후 자신의 자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지 않도록 복귀 촉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상사와 연락을 유지해 현안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했다.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근무하고 일한 시간만큼 월급을 받는 시간제 근로를 선택할 수도 있다. 자녀 보육을 위해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사내 유치원을 열고 있으며, 휴일 근무를 대비한 돌봄 제도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