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둥이들 한자리에 - 지난 5월 13일 서울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쌍둥이 플러스 홈커밍데이’ 행사에서 다둥이들이 마술쇼를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전종관 서울대 의대 교수가 출산시킨 다둥이 850명과 가족 등 18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오종찬 기자

지난 5월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선 쌍둥이와 세쌍둥이, 네쌍둥이 850여 명과 부모 등 1800여 명이 참가한 운동회가 열렸다. 전종관 서울대 교수가 직접 세상으로 꺼낸 아이들만 모인 ‘다둥이 운동회’였다. 전 교수는 34년간 다둥이만 1만여 명을 받았다.

화창한 봄날에 쌍둥이, 세쌍둥이, 네쌍둥이들이 똑같은 티셔츠를 입고 운동장을 뛰어다녔다. 뽀로로 공연과 종이비행기 날리기 등을 하며 웃음꽃을 터뜨렸다. 전 교수는 오랜만에 만나는 아이들과 사진을 찍느라 바빴다. ‘밝고 건강하게 자라거라’라는 덕담을 써 주기도 했다. 그를 보고 울음을 터뜨리는 다둥이 엄마도 있었다. 홍하랑·하서·하율·하윤이 등 네 쌍둥이 엄마는 “아이들을 낳고 걱정이 참 많았는데 ‘이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할지 너무 기대되지 않느냐’는 교수님 말씀에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전 교수가 “저출생 고령화는 우리나라 존립을 위협하는 국가적 난제이지만, 오늘 이곳은 그런 암울한 분위기와 확연히 다르다”고 하자 박수가 터졌다.

전 교수는 2016년부터 다둥이와 부모를 대상으로 ‘동일 집단(코호트) 연구’를 하고 있다. 그는 “다둥이의 머리 둘레는 얼마나 되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등 질문이 가득 담긴 4장짜리 설문지를 주기적으로 작성해 달라고 요청하는데 부모님들이 항상 도와주셨다”고 했다. 이에 대한 감사를 전하고 실제 아이들이 잘 크고 있는지 보고 싶어 운동회를 열었다는 것이다. 전 교수와 인연이 있는 한 기업이 후원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