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9일 충남 아산시의 한 원룸에서도 빈대가 확인됨에 따라 현재 빈대는 서울, 인천, 대구에 이어 충남까지 번졌다. 1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6일 기준 전국에 접수된 빈대 신고는 32건이고 이 중 13건이 실제 빈대인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빈대 신고 집계를 일주일 단위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 빈대는 1960∼1970년대 디클로로디페닐트리클로로에탄(DDT) 살충제를 쓰면서 사실상 사라졌다. 2014년부터 올 초까지 질병관리청이 접수한 빈대 신고는 9건이 전부였다. 그런데 지난달부터 서울을 중심으로 빈대 신고가 늘면서 한 달여 만에 신고 건수가 10년 누적치를 앞지른 것이다.
빈대가 확산 조짐을 보이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대응에 나섰다. 이날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빈대 퇴치에 쓸 수 있는 살충제 8종을 새로 승인했다. 그동안 피레스로이드계 성분의 살충제를 주로 썼는데 빈대가 이 살충제에 내성을 가지면서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디노테퓨란 성분의 살충제를 추가로 허용한 것이다. 다만 새로 승인된 살충제는 모두 전문 방역 업체가 쓰는 것으로 일반 가정에선 사용할 수 없다.
서울시는 이날 전국 최초로 ‘빈대 신고 센터’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최근 빈대는 서울에서 많이 번지고 있다. 빈대를 발견한 시민은 서울시 감염병연구센터 홈페이지(https://sidrec.go.kr)로 신고하면 된다. 서울시와 보건소가 빈대 출현 지역으로 출동해 방역한다. 빈대 신고는 국민콜 ‘110′이나 각 보건소로도 할 수 있다. 정부는 ‘빈대 확산 방지 합동대책본부’를 만들고 13일부터 4주간 ‘집중 방제 기간’을 운영한다. 숙박·목욕탕, 의료기관, 요양시설, 어린이집, 장애인 거주시설 등 빈대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공공장소를 점검하고 사전 소독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빈대는 주로 밤에 활동하며 사람의 피를 빤다. 모기보다 7~10배 많은 피를 빨고 심한 가려움증과 붉은 반점을 유발한다. 그러나 전염병을 옮기지는 않는다. 빈대는 고온에 약하다. 빈대를 발견하면 ‘고온 스팀’을 쏘아 제거한다. 스팀 청소기가 없으면 헤어 드라이기를 고온으로 사용해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후 환경부가 빈대 퇴치용으로 승인한 살충제를 뿌린다. 이때 몸에 직접 닿은 옷이나 침대 등에는 뿌리지 않는다. 살충제 용법, 용량도 지켜야 한다. 의류 건조기가 있으면 옷을 50∼60℃에서 30분 이상 말리는 것도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