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혈관흉부외과는 심장, 폐, 식도, 기도, 심장에서 나가는 대동맥과 그와 연결된 혈관 등에 생긴 질환을 진단하고 수술하는 분야다. ‘흉부외과’로 불리다 의료계 논의를 거쳐 작년 11월 보건복지부가 ‘심장혈관흉부외과’로 명칭을 바꿨다. ‘흉부(가슴)’라는 단어만으로는 환자들이 진료 영역을 쉽게 알 수 없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심장혈관흉부외과는 사람 생명과 직결되는 심장·대동맥 등을 다룬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필수 의료 분야로 꼽힌다. 최근에는 인구 고령화에 따라 급성 심근경색, 대동맥 질환, 관상동맥 질환을 수술하는 심장혈관외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심장 질환은 암에 이어 국내 주요 사망 원인 2위다. 인구 10만명당 61.5명이 심장 질환으로 숨졌다. 그러나 골든 타임 내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면 심장 질환 환자의 사망을 막을 수 있다. 심근경색 환자가 가슴 통증 발생 후 120분 이내로 병원에 도착하면 생존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하지만 심장혈관흉부외과는 만성적인 의사 부족을 겪고 있다. 지난해 전국 심장혈관흉부외과 전공의 확보율은 34.8%로 정원 66명 중 23명밖에 확보되지 않았다. 올해도 정원 72명 중 40명밖에 채워지지 않았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에 따르면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중 37.5%(436명)가 10년 안에 정년 퇴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기간 충원될 것으로 보이는 전문의 수는 200명 안팎에 불과한 실정이다.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현장에서 일하는 심장혈관흉부외과 의사들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심장혈관흉부외과 전공의의 일주일 평균 근무 시간은 102.1시간으로 전공의들 중에서 가장 길었다. 24시간 초과 연속 근무를 일주일에 3일 이상 했다고 응답한 전공의 비율 역시 심장혈관흉부외과(42.1%)가 가장 높았다. 흉부외과학회가 2019년 조사한 근무 실태 조사에서도 대형 병원 전문의들이 장시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주말을 제외하고 일주일 평균 63.5시간, 하루 평균 12.7시간 근무했다. 한 달 평균 당직 일수는 5.1일로 조사됐다. 의사 부족으로 지금은 근무 시간이 늘었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