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9명은 ‘의대 입학 정원 확대’를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000~2000명 이상 증원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76%에 달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17일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여론 조사 전문 기관인 서던포스트가 지난 12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을 한 결과다. 간호사가 주축인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응답자의 93.4%는 ‘필수 진료과 의사들이 부족한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답했고, 89.3%는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한다’고 했다. ‘의대 정원 확대 찬성’ 응답 비율은 지난달 보건의료노조가 진행한 조사 때보다 6.6%포인트 증가했다.
의대 입학 증원 규모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47.4%가 ‘1000명 이상’이라고 답했다. ‘2000명 이상’이라는 응답도 28.7%나 됐다. ‘100명~1000명 늘려야 한다’는 응답은 32.7%였다.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강원·제주(95.7%), 대구·경북(93.8%), 대전·세종·충청(91.6%), 부산·울산·경남(91.2%), 광주·전라(91.0%)에서 특히 높았다. 강원·제주에서는 ‘의대 정원을 2000명 이상 늘려야 한다’고 답한 비율이 32.4%나 됐다. 모두 소아과·산부인과 등 필수 진료과 의사가 없어 인력난을 겪는 비수도권이다.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소속 의사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궐기 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정부의 일방적 의대 증원은 의료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의협은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회원들에게 파업 진행 여부를 묻는 찬반 투표를 벌였다. 그런데 이번 보건의료노조 조사에서 응답자의 85.6%가 ‘의협의 파업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하는 등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아 당장 파업으로 이어질진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