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신원 미상 남성에게 습격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2일 피습 후 서울대병원에서 수술받고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후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일단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고 한다. 다만 민주당은 “내경정맥에 9㎜ 이상 자상(刺傷)이 확인됐고, 이는 내경정맥 둘레 60%가 손상된 심각한 부상”이라며 “초기에 매우 위중한 상태에 놓였었고, 천운이 목숨을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전날 약 두 시간 동안 경정맥 혈관 재건 수술을 받았다. 경정맥은 머리의 혈액을 모아 심장으로 보내는 혈관이다. 이번 수술은 먼저 상처 인근에 생긴 혈전·혈종을 얇은 관을 통해 제거하고, 손상된 혈관을 봉합하는 순서로 이뤄졌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수술 후 현재 약간의 물만 마시고 있다고 한다. 항생제와 진통제 등을 정맥에 투여하고 있고, 3일 오전 의료진이 실시한 각종 지표 검사 결과는 양호했다고 한다.

이날 열린 민주당 비상의원총회에서는 ‘이 대표가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수술 경과가 좋다’는 내용이 공유됐다. 하지만 흉부외과 전문의이자 당 총선 영입 인재인 강청희 전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은 병원 기록 열람 후 서울대병원 앞에서 연 브리핑에서 “일각에서 ‘목 부위 1㎝ 열상(裂傷)’이라고 보도되고 있는데, 이는 명백한 가짜 뉴스”라며 “내경정맥에 9㎜ 이상의 깊은 상처, 즉 자상이 확인됐다”고 했다. ‘1㎝ 열상’은 전날 경찰과 소방 당국이 발표한 내용이다.

그래픽=이철원

그는 “수술장에서 정확히 측정한 것도 1.4㎝가 나오고, 육안으로 봤을 때 2㎝ 창상(創傷) 내지는 자상으로 보는 게 맞는다”며 “애초 알려진 바와 달리 경정맥 출혈뿐만 아니라 관통된 근육층에 분포하는 경동맥의 작은 혈관에서도 다수의 활동성 출혈이 관찰돼 ‘헤모클립’이라는 도구로 지혈했다”고 했다. 직접적인 경동맥 손상은 아니지만, 경정맥 손상에 더해 경동맥과 이어진 작은 혈관에도 일부 출혈이 있었다는 취지다.

강 전 부회장은 “당분간 절대적 안정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특히 단식 이후에 많은 양의 출혈이 발생했기 때문에 중요 장기에 후유증이 우려돼 향후 예후 관찰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단식 기간 중요 장기에 손상이 오게 돼 있는데, 피검사상 드러나지 않는 손상이 있을 수 있다”며 “거기에 다량 출혈이 동반됐을 때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후유증을 예측하기 어려워 장기적으로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 혈관외과 전문의들은 “일반적인 경정맥 혈관 손상의 경우, 성공적으로 봉합 수술이 끝났다면 일주일 내 퇴원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 지역 대학병원의 한 혈관·이식외과 교수는 “식도·기도 등 다른 부위의 손상이 없다는 전제 아래 식사는 이르면 4일쯤부터 가능할 것”이라며 “경정맥과 경동맥 사이에 있는 주요 신경의 손상이 없다면 합병증도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아마 지혈 시간이 길어지면서 상처 주변에 응고된 혈액을 제거해야 했을 것이고, 오염된 흉기로 인한 2차 감염 우려 등을 감안해 어느 정도는 혈관을 더 잘라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수술이 잘 끝났고, 경정맥과 경동맥 사이에 있는 주요 신경인 ‘미주 신경’ 손상만 없다면 이차적으로 다시 위험한 상태로 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는 일주일 내 퇴원이 가능하지만, 테러 사건이고 피해자가 받은 공포심이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감안하면 회복 기간이 좀 더 길어질 수는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5시쯤 일반 병실로 옮겼다. 지금은 가족 면회만 가능한 상태다. 안정을 위해 당 지도부 등 외부인 면회는 당분간 받지 않는다고 한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이 대표 퇴원 시기와 관련해선 “의료진 의견을 존중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자상(刺傷)·열상(裂傷)·창상(創傷)

자상(刺傷): 칼 등 날카로운 물체에 찔려서 생긴 상처. 겉으로 보이는 상처에 비해 내부 손상과 감염 가능성이 크다.

열상(裂傷): 피부가 찢어져 생긴 상처. 상처 가장자리가 울퉁불퉁하고 내부 손상 등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창상(創傷): 칼, 창 등에 의한 상처. 피부가 찢기거나 떨어져 나가거나 구멍이 난 것 등을 포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