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20일로 4년이 됐다. 그러나 코로나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1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국 527개 표본 의료기관에서 집계하는 주간 코로나 확진자 수는 3주 연속 5000명대를 기록했다. 12월 3주 차 4649명을 찍고 다시 증가한 것이다. 표본 수치인 만큼 전국적으로는 하루 최소 수천명대 확진자가 나오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달 들어 전국 입원 환자 중에서도 코로나 환자가 독감 환자보다 많았다.
지난달 미국과 유럽에 확산했던 코로나 하위 변이 ‘JN.1′의 검출률(24.2%)이 9주 연속 증가했다. JN.1은 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강한 전파력이 특징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바이러스는 살아남기 위해 꾸준히 변이할 것”이라며 “향후 오미크론 하위 변이 정도가 아니라 더 크고 강력한 변이가 나타나면 얼마든지 다시 2021~2022년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4년간 확진자 3500만명, 사망자 3만5000명
방역 당국이 매일 코로나 확진자·사망자 수를 집계한 2020년 1월부터 작년 8월 말까지 국내 확진자는 3450만명, 사망자는 3만5000명이 넘는다. 국민(5175만명) 3명 중 2명은 감염됐다는 얘기다. 코로나에 감염되고도 검사를 받지 않은 ‘숨은 감염자’와 작년 9월 이후 감염 사례를 더하면 숫자는 더 불어난다.
방역 당국은 4년간 국내에서 코로나 대유행이 7번 찾아온 것으로 보고 있다. 오미크론 대유행기였던 2022년 3월 17일에는 하루 62만여 명에 달하는 확진자가 쏟아졌다. 같은 달 24일 하루 사망자가 470명까지 치솟기도 했다. 작년에는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다. 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은 변이들이 주로 등장했다. 여기에 백신 접종이 쌓이면서 작년 하반기 코로나 치명률은 0.04% 아래로 떨어졌다. 작년 3~4월 실시한 질병청 조사에선 전 국민의 99.2%가 코로나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5월에는 WHO(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해제했다. 이어 우리 정부도 코로나 위기 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내리면서 대부분의 방역 조치를 풀었다. 8월엔 코로나 감염병 등급을 2급에서 4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엔 코로나 최전선에서 ‘첨병’ 역할을 하던 선별진료소 506곳의 문을 닫았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최근 손 씻기나 마스크 쓰기 같은 개인 위생 수칙을 덜 지키면서 코로나가 독감 등 다른 호흡기 감염병과 동시에 유행하는 측면도 있다”면서 “특히 고령자와 면역 저하자 등은 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백신 접종이 필수”라고 했다.
◇백신 접종률 떨어지고, 부작용 우려도 여전
코로나 중증화율이 낮아지고 국민 다수가 백신 접종에 피로감을 느끼면서 실제 백신 접종률은 떨어지고 있다. 올겨울 65세 이상 백신 접종률은 정부 목표치(60%)에 한참 못 미치는 40% 수준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해 폐기된 코로나 백신은 1872만 회분에 달했다. 작년 한 해 도입한 물량(1904만 회분)과 비슷하다. 질병청은 2020~2023년 코로나 백신 도입비로 총 7조5567억원을 집행했다.
정부는 코로나 백신 접종을 강조하고 있지만, 백신 부작용을 향한 우려도 여전히 존재한다. 질병청에 따르면, 16일까지 접수된 피해 보상 신청(9만8100건) 중 보상이 이뤄진 사례는 2만4618건(약 25%)에 그친다. 백신 접종 후 사망을 이유로 피해 보상을 신청한 2063건 중 ‘위로금 지급’이 아닌 피해 보상으로 이어진 경우는 23건(1.1%)뿐이다. 일부 유가족과 환자는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