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4년 제1차 보건 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참석하지 않은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의 자리가 비어있다.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은 6일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발표에 반발해 “작금의 모든 사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그동안 제게 맡겨주신 대한의사협회 회장으로서의 모든 권한과 역할을 이제는 내려놓고자 한다”고 했다.

이 회장은 이날 의협 회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그동안 저와 함께 뜻과 마음을 모아주셨던 대한의사협회 회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입장문에서 “저는 3년 전 회원 여러분들의 분에 넘치는 응원과 지지를 받으며 14만 회원을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 회장에 취임했다”고 운을 뗐다.

이 회장은 이어 “당시 여러분이 선거를 통해 저를 당선시켜 주신 그 의미를 충분히 이해했으며, 또한 잠시 위임해 주신 그 위치에서 제가 해야 하는 막중한 역할과 임무에 대해서도 무겁게 받아들였기 때문에 그동안 회원 여러분께 다짐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고 했다.

이 회장은 “하지만 오늘 저는 여러분들이 아낌없이 보내주신 신뢰와 성원에 부응하지 못하고 실망과 심려를 끼치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하고야 말았다”며 “따라서 무겁고 참담한 마음으로 회원 여러분들의 우려와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자 한다”고 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오후 브리핑을 열고 2025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2000명 증원하기로 결정했다. 2006년 이후 3058명로 묶였던 의대 입학 정원이 18년 만에 5058명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의협은 정부가 의료계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을 확대한다면 총파업 절차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 관련 대한의사협회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회장은 전남의대를 졸업하고 마산고려병원(삼성창원병원) 흉부외과 전공의를 수료했다. 의협에선 2016년 범의료계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 2017년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40대 의협 집행부에서 부회장을 역임, 2021년 제41대 회장에 당선됐다. 회장 임기는 오는 5월까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