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소셜미디어에선 ‘울산대병원·단국대병원·대전성모병원 전공의 전원 사직서 제출 완료’ ‘삼성서울병원 전공의 오늘 전원 사직서 내고 내일부터 출근 안 함’ ‘세브란스 예비 인턴 단체행동 참여’ 등의 글이 퍼졌다. 일부 온라인 의료 매체는 이런 내용을 인터넷 공간에도 퍼뜨렸다. 사실이라면 당장 ‘의료 대란’이 일어날 상황이었다.
복지부는 이런 글이 돌자 바로 각 병원에 연락해 ‘가짜 뉴스’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그런데 바로잡지 않고 사실상 방치했다. 이후 15일 브리핑에서 ‘전공의 집단 사직’ 글이 “가짜 뉴스”라고 밝혔다. 박민수 2차관은 이날 “전공의 집단 사직이 실제 이뤄진 곳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가짜 뉴스가 떠돈 지 20시간이 지나서야 사실관계를 밝힌 것이다.
그사이 피해는 환자들만 입었다. 중증 질환 환자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 등에선 불안에 떠는 환자들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암환자는 “제가 다니는 병원도 파업한다고 한다. 4월 수술인데 어떡하느냐”고 했다. 또 다른 환자는 “몇 달을 기다렸는데, 또 기다려야 하나. 피가 마르는 심정”이라고도 했다. “전공의들이 빠지면 수술을 받는다고 해도 결국 퀄리티(질)가 떨어질 텐데 걱정된다”는 글도 올라왔다. 전공의들이 파업으로 대거 이탈하면 정상적인 수술과 응급 치료가 어려워진다.
박 차관은 이날 “가짜 뉴스로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정부는 정확한 사실을 확인해서 신속히 알려드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서울 대형병원에 입원 중인 한 환자는 “하루 종일 ‘전공의 집단 사직’ 글이 돌았는데, 어제 상황을 오늘 브리핑하면서 ‘신속’이라는 말을 할 수 있느냐”고 했다.
다발골수종환우회 등 6개 단체로 구성된 중증질환자연합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형국”이라며 “중증 환자들 생명을 담보로 강 대 강 대치하고 있는 정부와 의사단체들은 즉각 이 사태를 멈추고 대화와 해결책을 강구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