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02.28. /뉴시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28일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29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건강보험공단 서울지역본부에서 기다릴 테니 언론 공개 없이 만나서 대화하자”고 했다. 정부가 면허정지·고발 등 법적 조치의 ‘마지노선’으로 통보한 29일이 지나기 전 ‘비공개 대화’를 제안한 것이다.

박 차관은 이날 문자메시지에서 “공식 발표를 통해 여러 차례 대화를 제안하고 대표들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시간과 장소를 정해 알린다”며 “대화에 전공의 누구라도 참여 가능하고, 개인 자격으로 참여해도 좋다”고 했다. 그는 “현재 전공의를 대표해 대화할 만한 사람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화를 원하는 전공의라도 만나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눠보고 싶었다”며 “예정된 장소에서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전공의들을 향해 “어떤 이유로든 의사가 환자 곁을 떠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며 “29일까지 꼭 돌아와 애타게 기다리는 환자들을 돌봐 달라”고 했다.

정부는 이날 공무원들을 주요 병원 전공의 대표 등의 집으로 보내 ‘업무 개시(복귀) 명령’을 내렸다. 법적 조치를 위한 준비 수순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우편, 문자 메시지 등으로 ‘복귀하라’고 했지만, 상당수가 우편 수령 거부 등으로 대응했다. 정부는 “전공의들이 명령서를 받지 못했다며 ‘송달(送達) 효력’을 문제 삼을 수 있기 때문에 직접 간 것”이라고 했다.

정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주요 수련 병원 99곳에서 전공의 9937명(약 80.8%)이 사직서를 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날 “28일 오후 5시 기준으로 108개 병원 전공의 1만949명 중 1만139명(92.6%)이 사직서를 냈고, 근무 인원은 891명(8.1%)”이라고 했다. 서울·광주 등에서 대학병원 소속 일부 전공의가 병원으로 돌아갔지만, 대다수는 아직 복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