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 국립대 총장 협의회(협의회)가 14일 집단 사직 움직임을 보이는 의대 교수들에게 “국민 곁을 지켜 달라”는 호소문을 보냈다. 협의회에는 서울대·부산대 등 전국 10개 국립대 총장들이 참여한다.
협의회는 이날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집단 사직은 이미 많은 병원에 심각한 진료 공백을 야기하고 있다”며 “의대 교수진의 추가 사직이 이어진다면 대한민국 의료 현장의 혼란은 더욱 악화하고 국민 건강과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했다. 90% 이상이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과, 집단 휴학하려는 의대생들을 향해서도 ‘병원과 강의실로 돌아오라’고 했다. “돌아와서 주장을 펼치길 바란다”는 것이다. 협의회는 또 “정부는 의학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출구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의대 교육 환경을 위한 구체적인 예산 확보 및 실행 계획을 수립해 달라”고 했다. 이어 “정부와 의료계는 열린 마음으로 대화의 장을 조속히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사립대인 울산대 오연천 총장도 13일 의대 교수들에게 ‘병원 진료를 유지해 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오 총장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과업이 우리가 취할 최고의 가치”라며 “의대 증원에 입장이 다른 교수님이라도 국민 생명과 직결된 기본 진료에 차질을 초래하지 않으실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등이 수련 병원인 울산의대 교수들은 최근 집단 사직서를 내겠다고 했다. 19개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15일까지 사직서 제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서울의대 교수협의회도 ‘정부가 합리적 방안 도출에 나서지 않으면 18일 사직한다’고 했었다.
이날 밤 전국의대교수협의회는 온라인 회의를 열고 학교별 학생 휴학과 유급 현황 등을 공유했다. 사직 등 교수 집단행동에 대한 대학별 상황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수 협의회장은 “(의료 파행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의료진 피로도와 환자 안전 문제 등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