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26일 의료계 주요 인사들을 만나 한 달 넘게 이어진 ‘의료 파행’ 문제를 다룰 의정(醫政) 협의체 구성 등을 논의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최근 의료계의 여러 현안 때문에 많은 국민과 환자 분들이 걱정하고 있다”며 “이해 당사자들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들이 건설적인 대화체를 구성해 서로 공감·이해하는 것을 (국민은) 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정부 측에선 한 총리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의료계에서는 김정은 서울대 의대 학장과 윤을식 대한사립대학병원협회장, 신찬수 한국의과대학·의전원협의회 이사장 등이 나왔다. 이른바 ‘빅5(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 병원을 수련 병원으로 두고 있는 서울대·울산대·연세대·성균관대·가톨릭대 총장들과 고려대 총장도 참석했다. 의대 교수들과 전공의 관련 단체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간담회에선 이번 의정(醫政) 갈등의 핵심인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해선 거의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원 규모가 향후 의정 협의체에서 ‘협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정부는 ‘2000명 증원 불변’ 입장을 고수하는 데 반해 의료계는 ‘2000명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합의가 없으면 이번 사태의 출구를 찾기 어렵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의대 증원은 의료 개혁의 출발점”이라며 “의대 교수진을 비롯한 의료인들은 의료 개혁을 위한 정부와의 대화에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했다. 사실상 2000명 증원을 기정사실화한 대화 제의였던 셈이다. 의료계에선 전공의 이탈에 이어 전국 40개 의대 교수들의 줄사표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