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의대 교수들이 1일부터 ‘24시간 연속 근무’를 한 다음 날에는 주간 근무를 쉬는 식으로 외래·수술 일정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지난 25일부터 진료 시간을 주 52시간으로 줄인 데 이어 이날부터는 ‘외래진료’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대형 병원 진료 공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환자들 사이에선 “이제 신규 외래진료는 사실상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 주요 대학 병원들은 “아직까진 외래진료 축소 등과 관련한 교수들의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지만, 이번 주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전국 20여 의대 교수들이 참여하는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지난 30일 “교수들에게 물리적·체력적 한계가 온 것 같다”며 “근무시간을 재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4월 1일부로 24시간 연속 근무 후 익일 주간 휴무를 원칙으로 하는 데 동의했다”고 했다. 앞서 또 다른 단체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1일부터 외래진료를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 2월부터 전공의들이 이탈한 지 7주째에 접어들면서 체력적 부담이 너무 커졌고, 혹시 모를 의료사고 등을 막기 위해 현재 입원 중인 중증 환자나 응급 환자에게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충북대병원은 이달 5일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진료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날 대한의사협회(의협)는 “교수뿐만 아니라 개원의들도 주 40시간 근무 시간을 지키는 ‘준법 진료’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의협 관계자는 “저희가 ‘하라’ ‘마라’ 말씀은 못 드리지만 그렇게 준비해온 분들은 (1일부터) 시작할 것”이라며 “많은 회원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주 40시간 진료에) 의견을 모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확산될 것”이라고 했다.
환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현재 사태는 환자들에게 엄청난 위협으로, 의료계와 정부가 양보하지 않으면 조만간 걷잡을 수 없는 다수의 환자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우리가 바라는 것은 단 하나, 환자들이 더 이상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 ‘빅5(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 병원’의 한 관계자는 이날 “아직까진 교수들로부터 외래·수술 등을 줄이겠다는 말이 없었지만, 이번 주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며 “수술·외래 축소와 관련해 병원 차원에서도 여러 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교수들의 진료 축소와 관련해 “유감”이라며 “응급실 상황 등을 점검하고 비상 진료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