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말 전공의 집단 이탈에 동조하며 병원을 떠났던 전임의(세부 전공 중인 전문의)들이 복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태 초기 30%에 머물던 전임의 계약률이 최근 50%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의료계 일각에선 “병원에 남은 의료진의 번아웃(극도의 피로) 상황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00개 대형 병원의 전임의 계약률은 15일 49.4%(1355명)에서 55.9%(1533명)으로 상승했다. 특히 국내 ‘빅5′(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 병원 전임의 계약률은 그보다 높은 58.1%로 집계됐다. 전임의 정원 10명 중 5~6명은 확보한 셈이다.
전임의는 ‘수습 의사’인 전공의 과정을 마친 후, 자기 분야에서 전문의 자격증을 딴 뒤 교수 등이 되기 위해 병원에 남아 1~2년 세부 진료과를 전공 중인 의사를 말한다. ‘임상 강사’ ‘펠로’ 등으로도 불린다. 전임의는 주로 1년 단위로 병원과 계약을 맺고, 병원들은 정원을 정해 전임의 수를 관리한다. 현재 100개 대형 병원 전임의 정원은 총 2741명이고, 이 중 빅5 병원 전임의는 1169명이다.
지난 2월 29일 100개 병원 전임의 계약률은 33.6%였고, 이 중 빅5 병원은 33.9%에 그쳤었다. 전임의들이 전공의 집단 이탈 움직임에 동조한 영향이다. 하지만 이후 계약률이 조금씩 상승해 지난달 4일 약 40%로 올랐다. 지난 16일엔 100개 병원 계약률 50.3%, 빅5 병원 49.7%로 올랐다. 19일엔 100개 병원 55.9%, 빅5 병원 58.1%로 높아졌다.
4월 중 복무를 끝내고 전역하는 공중보건의(공보의)와 군의관들이 전임의 계약을 하면, 이르면 ‘5월 1일’ 병원에 복귀하게 된다. 이달 복무가 끝나는 공보의는 471명, 전역하는 군의관은 710명이다. 이들 가운데 5월 전임의 계약 대상은 379명이고, 그중 139명이 계약을 마쳤다. 이들이 병원에 복귀하는 시기에 맞춰, 병원에 복귀하려는 다른 전임의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