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전 서울 소재 대학병원 수술협진실에 휴진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뉴스1

주요 대학 병원들이 일주일에 한 번 외래진료와 수술을 중단하는 ‘주 1회 휴진’에 돌입한다.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달 30일 응급·중증·입원 환자 등을 제외한 분야에서 전면적인 진료 중단을 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서울대병원이 외래 진료를 전면 중단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방재승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두 달 이상 지속된 근무로 인한 체력 저하와 의료 공백 사태의 끝이 보이지 않는 암울한 상황 속에서 몸과 마음의 극심한 소모를 다소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휴진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의대 교수협 비대위도 전날 총회에서 다음 달 3일부터 주 1회 휴진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서울병원 등이 속한 성균관대 의대 교수 비대위도 이날 교수들에게 일주일에 하루 휴진일을 정해 휴식을 취하라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적정 근무 권고안을 배포했다. 비대위는 “주 52시간 근무시간을 지켜달라”며 “근무시간 초과로 피로가 누적된 교수는 주 1회 외래 및 시술, 수술 등 진료 없는 날을 휴진일로 정해 휴식을 가져 달라”고 밝혔다. 원광대병원 교수들도 다음 달 3일부터 주 1회 휴진하기로 했고, 충남대병원·세종충남대병원 비대위는 매주 금요일 외래 진료를 쉬기로 했다. 충북대병원은 지난 5일부터 금요일은 휴진하고 있다. 대형 병원들이 주 1회 휴진에 나서는 것에 대해, 정부는 “진료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강구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또 이날 방 위원장을 포함한 서울대 의대 비대위 수뇌부 4명은 다음 달 1일자로 사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표 수리 여부와 관계없이 다음 달부터는 병원에 출근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앞서 8월 31일 자로 사직하겠다고 밝힌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산하 신장분과 교수 2명을 더하면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에서만 총 6명이 명확한 사직 의사를 밝힌 것이다.

정부는 일부 교수가 사직하겠다고 한 것에 유감을 표명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신분이 유지된 상태에서 사직을 할 수는 없다”고 했다. 반면 방 위원장은 “(사직 수리가 안 된다면) 법원에 가서 다퉈볼 문제”라며 무단 결근으로 인한 징계도 감수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