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동안 2주 이상 연속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
이 질문에 ‘예’라고 답한 비율이 2014년 이래 가장 높은 7.3%를 기록했다고 질병관리청이 25일 발표했다. 조사 인원은 23만여 명. 작년 5월 16일부터 7월 31일까지 258개 지역의 보건소 직원들이 가구마다 일대일로 면담을 한 결과다.
코로나 전인 2018년 슬픔이나 절망감 등 우울감을 경험한 비율은 5%였는데 5년 사이에 2.3%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질병청은 “최근 일상은 회복됐지만,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나빠진 정신 건강은 아직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자가 격리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고립 때문에 우울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고 했다. 특히 혼자 사는 사람이 우울감을 경험한 비율은 12.1%로, 그렇지 않은 사람(7.1%)보다 5%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가 시작된 2019년 이후 5년 동안 17개 시·도 중 인천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우울감 경험률이 증가했다. 세종(3.9%포인트 증가)에서 가장 크게 증가했고, 다음으로 대전(3.7%포인트), 울산(3.2%포인트) 순으로 나타났다. 258개 시·군·구 중에선 199개 지역에서 우울감 경험률이 증가했는데, 부산 북구(9.4%포인트), 전북 장수군(8.8%포인트), 전남 진도군(8.4%포인트) 순이었다.
우울감 경험률 증가 비율이 높았던 시·군·구 10개 중 5개 지역의 자살 사망률은, 2022년 전국 평균(10만명당 21.2명)보다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자살 사망률은 전북 남원시(30.2명)에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부산 북구(24.7명), 울산 울주군(23.8명), 부산 금정구(22명), 경기 연천군(21.4명)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