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신체 성장도 빨라졌지만 정신 장애를 겪는 연령도 빨라졌다.
2일 보건복지부는 2022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소아(6~11세), 청소년(12~17세) 총 6275명의 정신건강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정신 건강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와 과거에 어느 한 시점이라도 정신 장애 진단을 받은 소아·청소년 비율은 16.1%였다.
장애유형별로는 불안장애(9.6%) 진단을 받은 비율이 가장 높았다. 불안장애는 다양한 형태의 비정상적이고 병적인 불안과 공포로 일상생활에 문제를 일으키는 정신장애다. 공황장애, 광장공포증, 분리불안장애, 사회불안장애, 특정공포증 등이 있다. 이어 파괴적 충동조절(4.4%),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DHD), 틱(특별한 이유 없이 신체를 빠르게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증상) 장애 등을 포함한 신경 발달 장애(2.6%) 등이 있다.
이 조사를 진행한 시점에도 정신 장애를 계속 앓고 있었던 소아·청소년 비율은 7.1%였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신 장애가 장기화한 사례로 전문가의 진단·치료가 꼭 필요한 아이들”이라고 했다. 이들이 현재 앓고 있는 정신 장애로는 파괴적 충동조절(2.9%)이 가장 많았다. 이어 신경 발달 장애(2.6%) 알코올·약물 등 물질 사용 장애(1.1%), 음식 섭취 장애(1.1%) 등이다.
‘자살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본 적이 있다고 답한 소아·청소년은 2.2%였다. 실제 ‘자살 시도’를 한 적이 있는 아이들은 0.4%로 나왔다. ‘자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6%였다. 반면 정신장애 진단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적 있다고 답한 소아·청소년 중 지난 1년 동안 정부와 민간에서 제공하는 정신 건강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3%에 그쳤다.
조사를 진행한 김붕년 서울대 교수는 “우리나라 소아·청소년의 7.1%는 전문가의 도움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비롯해, 앞으로도 주기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는 오는 7월부터 초·중·고등학교 학생을 포함한 1600만명을 대상으로 자살 예방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