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장 큰 병원 중 2곳인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 교수들은 3일 휴진을 결의했다. 하지만 교수들이 개별적으로 휴진에 참여하면서 의료 현장에서는 큰 혼란이 빚어지진 않았다.
이날 오전 8시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본관 1층 외래 창구 앞에는 환자 50여명이 서류를 들고 차분하게 순번을 기다리는 등 평소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외과, 가정의학과 등 진료실 앞에 휴진을 알리는 게시물도 붙어있지 않았다. 이 병원 관계자는 “(교수들이) 휴진을 하려면 외래를 담당하는 간호사와 행정부서 등에 알려야 하는데, 전날 오후까지 (휴진을) 통지한 교수는 없었다”고 했다.
비슷한 시각 서울아산병원. 동관과 서관 로비 1층에 수백명의 환자·보호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도 병원 안팎에 휴진을 알리는 게시물 등은 보이지 않았다. 병원 관계자는 “휴진에 참여한 비율이 높지 않아 전주 금요일과 비슷한 수준에서 진료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서울아산병원 교수 50여명은 이날 오전 9시 병원 신관 앞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피켓에는 “어제 밤을 새웠습니다. 하루 쉬고 다시 진료하겠습니다” “힘들고 지친 우리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세요”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증원 정책을 반대합니다” 등의 문구가 쓰여있었다. 최창민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주 100시간씩 당직하면서 진료를 유지했지만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며 “중증·응급환자 중심으로 진료하려면 주 1회 휴진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들은 피켓 시위 후 ‘2024년 의료대란과 울산의대 교육 병원의 나아갈 길’을 주제로 비공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휴진에 나선 전국 각지의 대학병원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울산의 유일한 상급종합병원인 울산대병원에는 ‘휴직과 사직에 앞서 환자와 보호자, 직원분들께’라는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명의의 대자보가 붙었지만, 진료는 대부분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지난달 5일부터 매주 금요일 개별적으로 외래 휴진에 들어간 충북대병원도 휴진은 거의 없었다. 전남대병원도 이날부터 매주 금요일 휴진을 예고했지만, 실제로 휴진을 한 진료과는 없었다.
정부는 휴진으로 인한 혼란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일부 의대 교수들이 이날 휴진 의사를 밝혔지만, 전면적 진료 중단 등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