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9일 오후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에서 신용범 재활의학과 교수를 비롯한 부산대병원 교수들이 정부의 의대증원 방침에 반대하며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스1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인한 의료 공백 사태가 3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지방 대학병원들의 경영난이 심해지고 있다.

부산대병원은 전공의 집단 사직이 시작된 2월 20일부터 지난 8일까지 총 35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양산부산대병원의 추정 손실액은 230억원이라고 한다. 이는 전공의 집단 사직 전 평소(올해 1월 1일부터 2월 19일까지)의 병원 이익 평균과 비교한 수치다.

이번 사태 이후 병원이 입원과 수술 등을 줄이면서 외래·입원 환자는 평소보다 9만5000여명(부산대병원 6만2000여명·양산부산대병원 3만3000여명)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평소에 비해 수술도 3500여건(부산대병원 2000여건·양산부산대병원 1500여건) 줄었다.

부산대병원은 지난달 19일부터 비상경영체제 중 가장 강도가 높은 3단계에 돌입했다. 한 번에 큰 돈이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명예 퇴직 접수를 일시적으로 중단했으며, 의사를 제외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 휴직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부산에 있는 사립 대학병원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동아대·고신대·인제대병원에서도 하루 2억원 정도의 손실이 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병원은 대부분 무급 휴가를 시행하고 있다.

전북대병원은 지난 8일 병동 2곳을 추가 폐쇄했다고 한다. 앞서 폐쇄한 병동 1곳을 포함하면 의료 공백 사태 이후 총 3개 병동이 문을 닫은 셈이다. 수술실 가동률도 30~50%로 떨어졌다고 한다.

전북 지역의 사립대 병원인 원광대병원은 누적 적자가 200억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은 현재까지 병동 4곳을 폐쇄했고, 수술실 가동률도 60%대로 떨어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