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대입학정원 증원의 근거 및 과정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40개 의대가 참여하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등은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은 객관적·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근거 자료로 삼은 3개 보고서 모두 정부의 의뢰를 받은 것이기에 신뢰할 수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전의교협과 대한의학회는 13일 오후 서울 용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 2000명 증원 과학성 검토 결과를 담은 ‘의사 수 1만5000명 부족 근거 자료의 비판적 분석’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앞서 전의교협은 국내외 의료계 전문가들로 ‘과학성 검증 위원회’를 구성해 검증 보고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이들은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 근거로 제시한 3개 보고서가 정책을 결정하는 주요 근거로 사용되기에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발표자로 나선 김종일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회장은 “3개 보고서는 전부 보건복지부의 의뢰를 받고 진행돼, 이해 충돌의 가능성이 있다”며 “보고서를 작성한 저자들의 의도와 관계 없이, 증원 근거로 무리하게 인용됐다”고 했다. 건강보험 재정을 비롯한 의사 인력 근무일 수, 의사 인력 생산성 향상 등의 요소들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들은 또 ‘의사 수가 1만5000명 부족하다’는 정부의 추계는 지역별 차이와 수도권 집중화 영향도 있다고 했다. 김 회장은 “지역 의료 이용률 또는 의사 공급의 차이는, 한국 의사 수가 100만명이 되더라도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정부는 수천장의 근거 자료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기존 보고서 3개를 인용한 것 외에는 (근거가) 없었다”며 “기존 보고서를 채택한 것 외에 재판부가 (별도로) 석명 요청한 객관적인 용역 연구나 검증도 전무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