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4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에서 ‘국민과 환자들이 원하는 개선된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 공청회를 열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개회사에서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은 1977년 먹고 살기 힘든 시절에 시작된 시스템인데 큰 틀이 바뀌지 않은 채 수십 년이 흐르다보니 여러 모순이 생겼다”며 “정부가 이 모순을 고치기 위해 의대 정원 증원, 필수 의료 패키지 등을 내놨는데 의료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의사들과 제대로 된 상의가 없었기 때문에 의료 현장 혼란이 빚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자리가 제대로 된 의료 시스템을 새로 세우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중요한 논의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 당선인도 이날 공청회에 참석했다. 안 의원은 “지금 현재 민생 현안 중 가장 중요한 일이 의료 대란 막는 일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며 “해법은 의대 증원을 1년 유예하고 협의체를 만들어 내년부터의 증원 규모를 합의해나가는 것밖에 답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비대위는 ‘국민이 바라는 의료 시스템’을 주제로 공모 받은 글 가운데 수상작을 발표했다.
대상을 수상한 50대 남성 A씨는 ‘그림 등 보충 자료를 적극 활용해 3분 진료의 한계 보완’ ‘무분별한 대학병원 이용 현상을 막기 위해 동네 병·의원에서도 주치의 제도 도입’ ‘응급·입원 환자 처방에 대해 의사·간호사들이 이중으로 확인’ ‘대학병원을 방문하는 경증 환자의 본인 부담금 인상’ 등을 제안했다.
최우수상을 받은 50대 여성 B씨는 ‘필수의료 수가 인상’ ‘필수의료 기피 현상의 정확한 원인 파악’ ‘의료 사고 소송 부담 완화’ ‘지방 의료 개선’ 등을 제안했다.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동료 선후배들과 의학 발전을 논하는 동안에 우리 의료는 국민과 환자가 원하는 모습이 아닌 게 돼버렸다”며 “저희의 책임이었음을 통감한다. 너무 늦게 깨닫고 이제야 나서게 돼서 송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료개혁을 위한 국민과 의료계와 정부의 협의체는 현장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해야 하며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상설기구로 설립되어 정권이나 공무원의 임기에 좌우되지 않아야 한다”며 “의료계도 스스로 자정 능력을 갖춰 환자 편에 서서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진정한 전문가가 되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