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임기 종료가 7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 올라 있는 국민연금 개혁안 처리가 지연될 경우 국민 부담이 매일 1100억~1400억원씩 쌓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본지가 보건복지부와 연금특위의 국민연금 재정 자료를 토대로 계산한 결과, 국회에서 연금 개혁안이 통과되지 않고 현재 제도가 그대로 유지되면 2055년 국민연금 기금이 소진된다. 이후 2093년까지 누적 적자가 2경1656조원에 달한다. 올해로부터 4년 뒤 태어나는 2028년생이 65세가 돼 연금 수령을 시작할 시점에 국민연금은 이미 파탄 나 있는 셈이다.
반면 여당이 주장하는 연금 개혁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기금 소진 시점은 2055년보다 9년 뒤인 2064년으로 미뤄진다. 이후 2093년 기준 누적 적자는 2경1656조원에서 3738조원 감소한 1경7918조원이 된다. 적자 저감액 3738조원은 올해부터 2093년까지 69년 동안 연평균 약 54조원, 일평균 1484억원에 해당한다. 여야가 현재 9%인 보험료율(소득 대비 납부액 비율)을 13%로 올리기로 사실상 합의하고도 개혁안 처리를 지연하면서 미래 세대가 부담할 국민연금 적자가 매일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셈이다. 불어난 연금 적자는 결국 훗날 국민 세금으로 메꿀 수밖에 없다. 현재 소득대체율(소득 대비 수령액 비율)은 더불어민주당이 45%, 국민의힘이 44%로 각각 인상을 주장해 차이가 1%포인트에 불과하다.
민주당 안의 경우도 연평균 약 40조원, 하루 1098억원씩 국민연금 가입자의 부담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안도 기금 소진 시점을 2063년으로 현행보다 8년을 더 벌어주는 효과가 있다. 김상균 국회 연금특위 공론화위원장은 본지 통화에서 “연금 개혁을 1년 늦추면 미래 세대의 짐이 50조원가량 늘어나고 2년 늦추면 100조원이 늘어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본지에 “일단 국민연금 재정 개혁안을 통과시켜야 노후 소득 보장 체계의 구조 개혁도 가능하다”고 제언했다. 1998년 이후 26년간 한 차례도 바뀌지 않은 ‘9% 보험료율’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급한 불’을 끄기 위한 국민연금 재정 보강 효과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21대 국회 임기는 오는 29일까지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만약 22대 국회로 연금 개혁이 넘어갈 경우 연금특위를 구성하는 등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며 “국회 차원의 마지막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