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집단 휴진'을 발표한 가운데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의 모습. / 오종찬 기자

전공의 선호도가 높은 빅5(5대 대형 병원) 병원 중 전공의 비율이 가장 높은 서울대병원의 일반 병상 가동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서울대병원의 일반 병상 가동률은 51.4%에 그쳤다. 같은 날 서울성모병원은 63.7%로 빅5 중 병상 가동률이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삼성서울병원(61.7%), 세브란스병원(58.2%), 서울아산병원(54.2%) 순이다. 서울대병원은 빅5 가운데 전공의 비율이 46.2%로 가장 높다. 이날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들이 17일부터 응급실 등을 제외한 전체 휴진(총파업)을 결의한 만큼 추후 병상 가동률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서울의대 교수들의 무기한 집단 휴진을 규탄한다”며 “환자의 생명권을 박탈하는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했다.

다른 병원의 진료 차질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국립암센터 응급실은 교수들의 업무 과부하를 막기 위해 ‘KTAS 응급 환자 분류 도구’에 따라 ‘완전 응급 환자’만 받고 있다. 암 환자 중에서도 말기에, 응급이고, 임종 직전인 환자들만 받겠다는 것이다. 복수 천자(배에 복수가 과다하게 찬 환자들의 복수를 제거하는 것) 환자도 지금은 받지 않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한때 월·수·금 3일로 줄여 복수 천자 환자들을 받았었지만, 일반 병의원 등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어 엄밀히 따지면 ‘완전 응급’ 환자는 아니다”라며 “자유롭게 환자를 못 받고 있다”고 했다.

암 환자 커뮤니티에는 이에 반발하는 글이 올라왔다. 어머니가 간암 환자라는 A씨는 지난달 30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우리 어머니가 간암으로 콩팥 기능이 안 좋아져서 복수가 차기 시작했는데, 국립암센터 응급실 접수가 어려워졌다. 아침 8시에 선착순으로 접수해도 진료 가능 여부는 오후 2시에야 알 수 있어서 정말 미칠 노릇”이라는 글을 올렸다. 유방암 말기 환자의 보호자는 “작년 8월 암 진단을 받고 국립암센터 응급실에서 매주 3500cc 정도 복수 천자를 해왔는데, 응급실에서 이제는 복수 천자를 안 하니 동네 병원에서 알아서 하라고 한다”고 썼다.

전국 국립대병원장들은 7일 전공의 사직 수리, 병원 재정 적자 해결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서울역 인근에서 회의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