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월 23일부터 담뱃갑 경고 그림과 문구가 바뀐다. 2016년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암과 같은 병변(병 때문에 생긴 육체적 변화) 주제의 비중을 높였다. 경고 문구도 ‘심장병’ 등 단어형에서 ‘심장마비로 가는 길’ 등 문장형으로 바꿨다.

보건복지부는 제5기 담뱃갑 건강 경고가 오는 12월 23일부터 2026년 12월 22일까지 적용된다고 20일 밝혔다. 담뱃갑 건강 경고는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피해를 그림과 문구로 담뱃갑에 표기하는 제도다. 지난 2016년 12월 23일 처음 시행된 후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2년마다 그림과 문구를 바꾼다. 계속 같은 그림과 문구가 붙으면 흡연자들이 이에 익숙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먼저 불을 붙여서 태우는 일반 종이 담배(궐련)의 경우, 병변 주제가 기존 5개에서 7개로 늘어났다. 기존에 있던 ‘임산부 흡연(기형아 출산)’ ‘조기 사망(수명단축)’ 주제가 사라지고, ‘안질환(실명으로 가는 길)’ ‘말초혈관질환(말초혈관질환으로 가는 길)’ 주제가 새로 생겼다. 사라진 주제들은 설문조사 등에서 경고 효과 점수가 낮게 평가됐다고 한다.

기존에 있었던 폐암, 후두암, 구강암, 심장병, 뇌졸중, 치아 변색 등 그림도 더 적나라하게 바뀐다. 예컨대 심장병의 경우, 심장을 부여잡고 있는 모습의 기존 그림에서 실제 심장병 수술 장면으로 바뀐다. 폐암도 썩은 폐 사진에서 폐암 수술 장면으로 그림이 달라진다.

경고 문구도 단어형에서 문장형으로 달라진다. ‘폐암’ ‘심장병’ 등은 ‘폐암으로 가는 길’ ‘심장마비로 가는 길’이 된다. ‘간접흡연 피해’도 ‘남을 병들게 하는 길’로 바뀐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궐련형 전자 담배에 붙는 경고 그림은 기존 1개에서 2개로 늘어난다. 궐련형 전자 담배에는 암 수술 장면 그림만 붙었지만, 오는 12월부터는 해골처럼 변한 사람이 전자 담배를 피우는 그림이 추가된다.

액상형 전자 담배에 붙던 경고 그림(산소 호흡기를 단 환자가 전자 담배 연기를 마시며 괴로워하는 모습)은 사라진다. 대신 궐련형 전자 담배에 붙는 경고 그림 2종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복지부는 국내·외 연구 결과 분석, 우리나라 성인·청소년 약 2100명 대상 설문조사 등을 통해 제5기 담뱃갑 건강 경고의 후보안을 마련했다. 이후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금연정책전문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이번 건강 경고의 그림과 문구 를 최종 확정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담뱃갑에 표기하는 건강 경고 그림과 문구 교체는 익숙함을 방지하면서도, 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올해 12월 23일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담뱃갑 건강경고 메시지를 통해 사회 전반에 모든 담배는 건강에 해롭고, 금연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