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료원 산하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세 곳에 소속된 교수들이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1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내 복도에 '당신이 원하는 그곳에 세브란스가 있습니다'라는 문구 뒤로 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서울 ‘빅5′ 병원 중 하나인 서울성모병원이 소속된 가톨릭 의대 교수들이 25일 무기한 휴진을 유예키로 한 가운데, 같은 날 세브란스병원 병원장들이 소속 교수들에게 환자 진료를 중단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 병원 교수들은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예고한 바 있다.

연세의료원에 따르면, 이강영 세브란스병원장과 최진섭 연세암병원장, 송영구 강남세브란스병원장, 김은경 용인세브란스병원장은 이날 소속 교수들에게 ‘존경하는 교수님들께 드리는 글. 지난 139년간 연속된 진료는 앞으로도 멈출 수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보냈다.

병원장들은 “의정 갈등의 초유의 사태 속에서 본연의 자리에서 오롯이 환자 진료의 모든 부담을 감내하고 계신 교수님들께 감사드린다”며 “전문가적 식견에 기반해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고 발전적 대안을 제시하는 의식 있는 양심에 존경을 표한다”고 했다.

이어 “동시에 우리는 ‘사람을 살리는 의사’이고, 세브란스를 찾는 환자들은 대부분 중증, 급성기 질환으로 고통받는 분들”이라며 “이분들에 대한 진료와 치료는 어떤 이유에서도 미룰 수 없는 우리의 사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집단 휴진이라는 방법은 우리의 가치에 반하고 해서는 안 될 선택”이라고 했다.

이들은 “병원 내부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진료 현장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해 의료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병원장으로서 전공의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고 원래의 일정으로 수련받을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한편 빅5 병원 중 가장 먼저 무기한 휴진에 돌입했던 서울대병원은 진료에 복귀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9일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통해 향후 투쟁 방향을 다시 논의키로 하면서 사실상 무기한 휴진을 접기로 한 모양새다. 성모병원 교수들도 이날 휴진 유예를 했다. 다음 달 4일부터 휴진하겠다던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