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12일부터 무기한 자율 휴진을 하겠다고 예고한 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들이 지난 2월 집단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이탈한 지 6개월째에 접어든 가운데 의대 교수들의 ‘무기한 휴진’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이 지난달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간 데 이어 고려대의료원, 충북대병원 교수들도 각각 오는 12일, 오는 26일부터 응급·중증 환자를 제외한 일반 진료의 무기한 휴진을 시작한다고 1일 밝혔다. 이들에 앞서 울산의대·아산병원 교수들은 오는 4일부터 일주일 휴진에 돌입한다.

고려대의료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부가 가장 힘없는 학생과 전공의를 억압하며 전공의와 적극적인 대화를 시도하지 않는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며 “전공의 사직 처리 등에 대한 억압을 철회하고, 전공의 요구안을 적극 수용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충북대병원 교수 비대위도 “휴진 결정은 본인들의 미래를 걸고 싸우고 있는 전공의·의대생과 함께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했다.

전공의들은 정부와의 대화는 물론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하는 범의료계 협의체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전공의협의회 한성존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서울시의사회 학술대회에서 “전공의들은 정부가 먼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 이상 협의에 나서는 건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다”며 “선배 의사들은 침묵하지 말고 함께 싸워달라”고 했다.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 등 전공의들의 7대 요구 사항을 정부가 최대한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전공의들의 열악한 처우를 언급하며 2021년 당시 시급이 8810원으로 정해진 병원과의 계약서를 일부 공개하기도 했다. 그해 최저임금(8720원)보다 90원 많은 금액이다.

최근 의사·의대생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병원에 복귀한 전공의 등의 정보가 담긴 ‘블랙리스트’도 지난 3월에 이어 다시 등장했다. 작성자는 병원별 ‘복귀 전공의’ 규모·진료과·연차 등 정보가 담긴 리스트를 올리고, 댓글을 통해 출근자 현황도 제보받았다. 동료 전공의의 복귀를 막기 위한 ‘압박용’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