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일부터 일주일간 집단 휴진을 예고한 서울아산병원 교수 비대위가 “강도 높은 진료 재조정을 하겠다”며 휴진 기간 중증·응급·희귀 질환자들의 진료에 집중하고, 이들을 뺀 나머지 경증 환자들의 진료는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3일 입장문을 내고 “지금보다 더 선별적이고 강도 높은 진료 축소 및 재조정을 통해 중증·응급·희귀 난치성 질환자 진료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의료가 정상화될 때까지 경증 질환자는 1·2차 병원으로 회송하고, 지역 의료가 담당할 수 있는 환자 진료는 축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휴진 첫날인 4일 수술은 작년 대비 49%, 전주 대비 29% 줄어들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외래진료는 작년 대비 30.5%, 전주 대비 17.2%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신규 환자도 42.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대위는 “지속적으로 진료를 조정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들은 “이번 (진료 재조정) 결정으로 인해 환자 여러분들께 송구하오나, 정부의 폭력적인 의료 정책 추진에 의해 촉발된 의료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불가피한 선택임을 이해 부탁드린다”며 “이미 진단된 질환의 2차 소견이나 지역에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에 대해선 가급적 외래를 예약하지 마시고, 상급종합병원이 담당할 환자를 진료할 수 있게 양보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비대위는 “의료 붕괴의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가장 사망률이 높은 폐암의 경우 2021년 3200여 명을 서울아산병원에서 폐암 등록 보고를 했지만, 올해는 6개월 동안 1100여 명을 진단하고 치료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정상진료가 되고 있다고 앵무새처럼 같은 말만 반복할 뿐 대한민국 의료 붕괴를 방관하고만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