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건강보험의 ‘외국인 가입자 재정수지’가 지난해 7403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건보료로 낸 돈보다 건보 급여(혜택)를 적게 받아갔다는 뜻이다. 그러나 중국인은 납부한 건보료보다 급여를 많이 받아가 640억원 적자로 나타났다.

15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실이 건보공단에서 받은 ‘외국인 보험료 부과 대비 급여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작년 전체 외국인이 낸 보험료는 2조690억원이었다. 외국인이 국내 병원을 이용하고 건강보험에서 급여로 받은 총 금액은 1조3287억원으로, 7403억원 흑자였다. 2021년(5251억원), 2022년(5560억원)보다 흑자 규모가 더 커졌다. 건보 외국인 재정수지는 매년 흑자를 기록해 최근 5년간 누적 흑자가 총 2조7825억원이다.

작년 말 기준 외국인 건보 가입자는 약 146만명으로, 중국 국적 가입자가 70만명가량(48%) 된다. 이어 베트남(15만명), 우즈베키스탄(7만명), 네팔(5만명) 순이다. 외국인 가입자 상위 10국 가운데 유일하게 중국인만 ‘부과된 건보료(8103억원)’보다 ‘받아간 급여(8743억)’가 더 많았다. 적자 규모는 2021년 109억원, 2022년 229억원에서 지난해 640억원까지 불어났다. 반면 중국 다음으로 건보 가입자가 많은 베트남(714억원), 우즈베키스탄(310억원), 네팔(715억원)은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건보공단은 “코로나 이후 중국인 지역가입자가 늘면서 건보 급여비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했다.

정부는 지난 4월부터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재외국민은 6개월 이상 체류해야만 건보 피부양자가 될 수 있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외국인이 입국 직후 한국에 사는 가족의 피부양자로 건강보험에 가입해 건보료는 한 푼도 안 내고, 병원 치료 뒤 돌아가는 ‘외국인 무임승차’ 사례를 막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6개월 미만 단기 거주 외국인은 피부양자 자격을 얻지 못하게 돼 건보 혜택을 받는 외국인 수가 연 1만명 정도 줄어들 것으로 건보공단은 추산하고 있다. 다만 6개월 체류 조건만으로 무임승차를 차단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