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의 순천향대 천안병원 응급의료센터가 인력 부족으로 하루 동안 운영을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16일 통합응급의료정보 인트라넷 종합상황판에 “인력 공백으로 인한 응급실 진료 전면 불가”를 공지했다. 심근경색, 뇌출혈, 중증 화상, 분만 등 27개 중증 응급질환 진료를 받을 수 없다.
응급의료센터는 오는 21일까지 축소 운영된다. 16일 오전 8시부터 17일 오전 8시까지 24시간 동안 운영이 중단되고, 17~21일에는 저녁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야간시간대 운영이 중단된다.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순천향대 천안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들은 인력 채용 과정에서 병원 측과 마찰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 이탈 이후 전문의들의 업무가 가중되는 가운데 병원 측이 한 교수를 새로 초빙하려고 하자 기존 전문의들이 반발하면서 갈등이 빚어졌다고 한다. 이에 따라 전임 교원 8명 중 절반인 4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남은 인원만으로 응급실을 24시간 운영하는 건 불가능하다.
온라인에는 응급의학과 소속의 한 교수가 경영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메일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는 “수년간 이어진 교원 이탈과 전국적 응급의료 흐름에 대한 대처 방안 및 임금 인상 필요성에 대해 설명해 왔으나 경영진은 거부했고, 막상 문제가 곪아터지자 비선을 택했다”며 “상식적인 조직의 분석 없이 비선 의견에 동조하며, 비선에게 임용으로 보은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병원 측은 새 교수 초빙을 백지화하고, 사직서를 낸 전문의들의 복귀를 요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을 떠난 4명의 사직서가 아직 수리되지 않은 상태”라며 “이번 주까지 복귀할 수 있도록 설득해 최대한 빨리 정상화시키려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응급실에서는 초진부터 전원 환자 처치, 다른 진료과 인계, 이송 상담, 심폐소생술(CPR) 같은 응급조치 등이 이뤄진다. 인력 부족은 의료 서비스 질 저하는 물론 최악의 경우 의료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