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서울 동작구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소아청소년과가 비어있는 모습. /뉴시스

최근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는 소속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에게 “레지던트 4년 차는 내년에 재입사가 가능한지 불명확하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서울대병원은 15일 발송한 이메일에서 “내년 3월 이후에는 ‘레지던트 3년 차’까지만 정원이 발생하고, ‘레지던트 4년 차’는 병원의 독특한 정원이 된다”고 했다.

요즘 의료계에선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4년 차’가 내년에도 복귀할 수 있는지가 자주 화제에 오르고 있다. 정부가 2022년 소아과 전공의 수련기간을 4년제에서 3년제로 단축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그 직전 해인 2021년 소아과 레지던트 1년 차로 입사한 이들은 ‘마지막 소아과 4년 차’인 것이다. 원래대로라면 이들은 올해 레지던트를 졸업하고 내년부터 전문의가 된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에 반발해 올 2월 병원을 떠나면서 내년 초 전문의 시험을 보기 위한 수업 일수를 채우지 못했다. 만일 이들이 내년에 복귀한다 해도, 병원에는 이미 ‘레지던트 4년 차’라는 수련 연차가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레지던트지만 ‘4년 차’라고 할 수 없는 ‘붕 뜬 처지’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른 수련 병원들도 이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가뜩이나 의사가 부족한 필수 진료과인 소아과에서 수련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신규 전문의 배출에 차질이 생기면 소아 의료 현장에 또 다른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019년부터 매년 거의 모든 수련병원의 소아과에선 지원자가 정원에 못 미치는 미달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소아과 레지던트 4년 차’가 내년에 복귀하겠다면 별도 정원을 만들어 받아줄 수 있다는 방침이다. 올해 소아과 4년 차 레지던트는 71명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4년 차 전공의가 들어올 때 별도 정원을 책정해 수련을 받게 하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의료계에선 “내년에라도 이들이 병원에 복귀할 때 애매해지지 않도록 수련 지침을 명확히 마련해 공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