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대다수가 뚜렷한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음에 따라 전체 전공의 1만3천여명 중 1만 명 이상이 사직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전공의 전용공간에 붙어 있는 신입 전공의 모집 안내문. /연합뉴스

22일부터 하반기 전공의 모집과 의사 국가시험(국시) 접수가 시작되는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파행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전공의 대다수가 복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고, 국시 대상인 의대 본과 4학년들은 응시 거부를 예고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대학교수는 하반기 임용 전공의에 대한 교육을 거부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1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9월부터 수련을 시작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 접수가 22일 시작해 31일까지 진행된다. 전체 수련 병원이 보건복지부에 신청한 모집 인원은 7707명. 지난 18일 기준 사직 처리된 ‘미복귀 전공의’ 7648명은 하반기 모집에 응할 수 있다. 정부는 이들이 동일 과목·연차로 복귀 가능하도록 하면서 권역 제한도 두지 않기로 했다. 전공의 대거 이탈로 타격을 받은 ‘빅5′ 병원의 전공의를 충원하고 올 하반기 전공의 복귀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하반기 모집에 지원하는 전공의들이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직 전공의들이 병·의원 취업이나 군 입대 등 다른 길을 선택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일부 대학교수는 하반기 모집 전공의에 대한 ‘수련 보이콧’ 의사를 밝혔다. 서울성모병원 등을 수련 병원으로 둔 가톨릭의대 영상의학교실 교수들은 지난 19일 성명을 내고 “하반기에 입사한 전공의에 대한 교육과 지도를 거부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앞서 정부에 신청한 대로 전공의를 선발할 것”이라며 일부 교수가 반발하더라도 전공의를 모집하고 수련·교육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놓고 병원 측과 교수들 사이의 갈등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정부는 “하반기 전공의 수련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병원과 교수들을) 최대한 설득하겠다”고 했다.

의사 국가시험 접수도 22일 시작된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은 이날부터 26일까지 의사 국시 실기시험 응시를 접수한다. 의사 면허를 취득하려면 매해 9~11월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국시 실기와 이듬해 1월 필기에 합격해야 한다. 하지만 국시 대상인 의대 본과 4학년 대부분은 응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국시 응시를 거부할 경우 매년 3000명가량 배출되던 신규 의사 공급이 끊기기 때문에 의료 현장의 인력 공백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